서울 시내에서는 전세로 산다는 것조차 점점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접거나 미룬 이들이 전세에 눌러앉으면서 전셋값은 다락같이 오르고 있다. 어느덧 서울 지역에 있는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세가격이 900만원을 넘어섰다.
◇ 서울 전셋값, 고양·수원 새아파트 분양가보다 비싸
28일 부동산114(r114.com)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서울시내 아파트 3308개 단지, 127만6294가구의 3.3㎡당 전세가격은 평균 900만1900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의 3.3㎡당 전세가격은 2007년 초 600만원을 넘은 데 이어 2010년 2월 700만원 선을 넘어섰다. 이번 900만원을 넘은 것은 2011년 7월 800만원을 돌파한 지 2년만의 일이다.
3.3㎡당 평균 전셋값은 구별로는 강남구가 136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초 1320만원 ▲송파 1124만원 ▲용산 1052만원 ▲광진 1014만원 순이었다. 또 중구 성동 종로 마포 양천 등도 서울 평균 이상의 전셋값을 나타냈다.
반면 전셋값이 가장 낮은 곳은 도봉구와 금천구로 602만원이었으며 이를 포함해 강북(655만원), 노원(660만원), 중랑(664만원), 은평(690만원) 등 6개 구가 600만원 대를 기록중이다.
이 같은 서울 전셋값은 수도권 지역의 웬만한 집값보다 비싼 편이다. 우남건설이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A-1블록에 공급하는 '삼송 우남퍼스트빌'은 전용 84㎡A형의 경우 3.3㎡당 최저 850만원에 분양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책정한 경기도 수원 세류지구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860만원이다.
◇ '매매두절·전세품귀·저금리'→전셋값 급등으로
전셋값 상승세는 매매거래가 끊기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매매 수요가 전세로 몰리고 집주인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한 탓에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전셋값을 밀어올리는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여기에 금융시장의 저금리 기조 속에서 전세대출 금리도 인하되는 등 전세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고 재계약 사례가 늘어난 것도 전세 품귀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7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11% 올랐고 신도시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도 각각 0.11%, 0.05% 올랐다.
반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떨어지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신도시와 수도권은 보합이었다. 지난달 말 취득세 감면 종료 이후 매매 수요는 거의 보이질 않는다는 게 중개업계 전언이다.
서울 아파트 값은 ▲강북(-0.09%) ▲성동(-0.09%) ▲강남(-0.07%) ▲강동(-0.06%) ▲구로(-0.06%) ▲영등포(-0.05%) 순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