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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MICE)산업 레드오션에 빠진다

  • 2014.04.07(월) 11:07

서울에만 7곳..일산·송도·부산서도 확충 '붐'
중복·과잉투자 우려.."장밋빛 청사진 그칠라"

정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전시·국제회의 개최시설을 중심으로 한 마이스(MICE) 복합단지 개발계획이 전국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마이스란 기업회의(Meeting), 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Exhibition)를 일컫는 말. 마이스 산업은 해외 참가자들의 수요로 운송·숙박·관광·쇼핑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하듯 신규시설 개발과 기존시설 확대에 나서면서 최근 들어 오히려 과잉투자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서울 4년내 '3배' 규모로

 

지난 1일 서울시는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활용방안을 중심으로 한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을 내놨다. 한전부지를 전시·업무시설을 포함한 국제업무지구로 새로 조성하고 인접한 코엑스(COEX)의 전시시설을 늘리며 잠실 야구장 부지에도 전시·문화복합시설을 짓겠다는 게 요지다.

 

이 계획은 작년 10월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 관광·MICE 마스터플랜'에서 비롯됐다. 이 마스터플랜은 삼성동 일대 뿐 아니라 서울역 북부역세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포함해 현재 6만4000㎡ 규모인 서울의 전시·컨벤션 인프라를 18만6000㎡까지 3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스터플랜 발표 당시 박원순 시장은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올 때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서울을 관광과 비즈니스 모두에 적합한 모델 도시로 만들어 2000만 관광객 시대를 앞당기고, 경제성장·일자리창출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 서울 관광·MICE 마스터플랜 개요(자료: 서울시)

 

마이스에 대한 청사진은 서울만 갖고 있는 게 아니다. 경기도는 일산 한류월드를 '마이스(MICE) 복합단지'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으로 킨텍스(KINTEX)와 한류월드 약 330만㎡에 대해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을 추진 중이다. 인천에서는 송도컨벤시아가 연면적 6만1371㎡ 규모로 2단계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도권 외에도 이미 벡스코(부산), 대전컨벤션센터·무역전시관(대전), 엑스코(대구), 김대중컨벤션센터(광주), 창원컨벤션센터(창원), 제주국제컨벤션센터(제주) 등이 운영중이다. 경주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방폐물처분시설 지원 사업으로 '화백컨벤션센터'를 짓기로 했다.

 

◇ 마이스 러시.."과잉투자 우려"

 

마이스산업에 대한 '골드러시'는 2010년 선진 20개국(G20) 정상회의 서울 개최를 계기로 가속화됐다. 그해 6월 이명박 대통령은 '코엑스·킨텍스·송도'를 전시·회의 산업의 3각축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통해 내놨다.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 개최 후 전시·회의산업이 크게 발전해왔던 것을 볼 때 G20를 계기로 마이스 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당시 지식경제부는 "독일의 경우 전시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1%, 40조원을 차지하고 2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대표적인 성장산업"이라며 "우수한 지리적 여건을 바탕으로 전략적인 전시·회의산업 발전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계획 조감도(왼쪽)와 오는 9월 준공 예정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조감도(오른쪽)(자료: 코레일, 경주시)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방자치단체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는 "현재 운영중인 전국 11개 대형 컨벤션센터의 전시시설 면적은 26만3000㎡지만 평균 가동률은 50%에 미치지 못한다"며 "추가로 지어지는 시설까지 감안하면 마이스 시장의 성장추세를 감안하더라도 공급과잉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새로 짓는 마이스 시설의 경우 경제적 타당성을 갖고 있는지, 인근 지역과 기능이나 규모 면에서 중복투자 우려는 없는지에 대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검토와 조율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이스 산업 열풍은 뜬구름으로 전락한 '국제영화사 테마파크' 유치 열기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08년 전후로 송도 파라마운트 무비테마파크, 영종도 MGM스튜디오(인천), 시화 유니버설스튜디오(경기), 마블코믹스 테마파크(부산) 등 총 8조원에 달했던 투자계획이 있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 (자료: 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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