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북새통이란다. 지난 11일 문을 연 아파트 견본주택마다 관람객들이 구름 같이 몰렸다고 건설사들은 전한다.
건설사 자체 집계로 6개 모델하우스에 주말 사흘간(11~13일) 10만7000명여명이 다녀갔다. 견본주택 집객수는 마케팅 성격이 있어서 부풀려지기 마련이지만 실제 분양성적표로 확인해 봐도 분양시장 열기는 뜨겁다.
◇ 새 아파트, 헌 아파트보다 매력적인 이유는
'반도건설 남양산역 반도유보라 5차 2만2000명' '한국토지신탁 경북 경산 하양 코아루 2만여명' '한양 세종시 한양수자인 와이즈시티 2만7000여명' '중흥건설 전북혁신도시 중흥S-클래스 1만5000여명' '대림산업 아크로힐스 논현 7000여명' 'SK건설 구서 SK뷰 1만6000여명'
건설사들이 내놓은 지난 주말 집객수다. 연인원 10만명이 주말 동안 모델하우스를 기웃거렸다. 전셋값은 오를 대로 올라 실수요자들을 신규 분양으로 몰아가고 있다.
곳곳의 분양 단지에는 순위내 청약마감, 계약 완료 등의 소식이 전해진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분양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는 지난 10~11일 일반분양분 1097가구의 청약 모집인원(경쟁률 1.54대 1)을 모두 채웠다. 경남기업의 '동탄2 경남아너스빌'은 계약 4일만에 100% 계약을 마쳤다.
▲ 지난 12일 남양산역 반도유보라 5차 견본주택에서 주택 수요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 반도건설) |
특히 요즘 나오는 신규분양 아파트는 가격도 주변시세와 비슷하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새 아파트는 평면이나 수납공간도 효율적으로 설계되고 단지내 커뮤니티 시설 등도 잘 갖추고 있어 수요자들로서는 기존 주택보다 더 매력을 느낄 만하다.
작년 4분기부터 급매물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상당히 많이 이뤄진 것도 매매시장에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멀어진 이유다. 기존 주택 중에서 싸다 싶은 매물은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 풀죽은 매매시장 언제쯤 활기띨까
매매시장은 2월 말 전월세 과세 방침(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이 나온 뒤 풀이 죽었다. 지난 7일 기준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수도권 아파트 값은 한 주간 0.02% 하락해 작년 9월2일 이후 31주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서울이 0.01% 오른 가운데 경기도가 0.04%, 인천이 0.01% 각각 내렸다.
부동산114(www.r114.com) 조사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4월 둘째주에 0.01% 내려 3주 연속 내리막이다. 호가 중심으로 올랐던 재건축 아파트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대어 '가락시영'이 대법원으로부터 재건축 시행 취소 판결을 받은 것이 재건축 투자에 대한 수요자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 (자료: 한국감정원) |
지금 상황에서 분양시장의 활기가 매매시장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하긴 쉽지 않아보인다. 전문가들은 주택 매매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으려면 전월세 과세에 대한 불확실성 제거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주 여당(새누리당)과 국토해양부 간 협의에서 당정은 전월세 과세 문제에 대해 "과세 원칙은 유지하되 일단은 시장 상황을 보자"고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민감한 조세문제를 건드렸다가 괜히 화를 입을까 주저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결국 임대소득 과세에 대한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은 6월 이후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달부터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행 등 작지 않은 호재가 있음에도 '대목'인 봄 시장에서 매매거래의 활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