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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부지, 입찰가 4조원 넘으면 '승자의 저주'

  • 2014.09.16(화) 11:24

삼성 vs 현대차 경쟁
최저입찰가 비공개, 입찰가 올릴 듯

삼성과 현대차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주인이 내일(17일 오후 4시) 결정된다.

 

양사의 눈치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 최종 입찰가는 감정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예정가격(최저입찰가) 비공개에 따른 ‘깜깜이 입찰’이 입찰가를 과도하게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최저입찰가는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정되지만 땅 주인이 시장 상황을 감안해 낮추거나 높일 수 있다. 한전은 부채감축을 위해 한전 부지를 가능한 한 비싸게 팔 계획이어서 최저 입찰가는 감정가격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향후 땅값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입찰가를 4조원 이상 쓸 경우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손해 보는 장사라는 얘기다. 글로벌 기업이 매입해 사용하더라도 개발비용이 10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재무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 분양수입 감안시 3조7000억원

 

한전부지의 공시지가는 1조4837억원, 감정평가액은 3조3346억원에 달한다. 3.3㎡당 1억3916만원 수준이다.

 

우선 이 부지를 매입한 후 오피스 건물을 짓고 분양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면 적정 매입가는 감정평가액+10% 정도다.

 

A자산관리업체 분석에 따르면 이 부지를 개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총 9조2400억원에 달한다. 토지 감정가 3조3346억원, 기부채납비용 1조3300억원, 건축비(용적률 지상 800%, 지하 500% 반영 시 총 32만평, 고급호텔 공사비 3.3㎡당 700만 원 적용) 2조2400억원, 금융비용(1조1000억원), 세금(2200억원) 등이다.

 

이를 분양하면 9조6000억원(도심 프라임오피스 3.3㎡당 2500만원 기준) 정도가 들어온다. 따라서 토지 입찰가를 3조7000억원 이상 쓰면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 프리미엄 감안시 3조7000억원+α

 

물론 향후 토지가치가 올라간다고 가정하면 입찰가를 더 쓸 수 있다.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진 삼성과 현대차는 분양사업이 아니라 부지를 지속적으로 보유 및 운영하고, 특히 랜드마크로 조성할 예정이어서 토지가치는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 부지를 매입하면 전자 계열사들이 입주할 수 있는 건물을 세우고, IT전시장과 컨벤션센터를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경우 그룹의 글로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통합사옥과 자동차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한류체험공간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연간 10만명에 달하는 자동차 산업 관련 외국인을 유치하고, 대규모 관광객이 방문하도록 해 경제적 효과는 물론 서울시의 상징 건물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한 건설사 개발 담당자는 “한전부지는 워낙 요지여서 향후 땅값 프리미엄을 얼마로 추정하느냐에 따라 입찰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각에서는 4조원 후반대는 써야 낙찰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궁금증 풀이
Q 최저입찰가 이하로 쓰면 유찰되나
A 한전부지 입찰은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진행된다. 입찰 참가자들은 17일 오후 4시까지 입찰가를 정해 신청을 완료해야 한다. 만약, 입찰자가 1명 뿐이거나 입찰가가 최저입찰가보다 낮으면 유찰된다.

 

Q 유찰이후 일정은
A 한국전력 측은 유찰 이후의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고, 유찰될 시 재결정해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Q 예정가격은 왜 공개 안하나
A 관련법에 따라 예정가격을 공개할 수 없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조의2'에 따르면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경쟁입찰 또는 수의계약 등에 부칠 사항에 대해 당해 규격서 및 설계서 등에 의해 예정가격을 결정하고, 이를 밀봉해 미리 개찰장소 또는 가격협상장소 등에 둬야하며 예정가격이 누설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Q 부지 감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A 부지 감정은 원가 방식, 현재 주변 부지가 얼마에 거래되고 있는가를 반영한 비교방식, 부지 개발을 통해 얼마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고려한 수익방식 등으로 이뤄진다. 이와 함께 인근의 동일 용도 표준지와 비교하고, 부지 주변의 도로와 접근성 등도 감정평가 요소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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