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삼성동 한전부지를 따냈다. 하지만 입찰가가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어서 '상처 뿐인 영광'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전력은 18일 강남구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 입찰 결과,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이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낙찰가격은 10조5500억원으로 감정평가액 3조3466억원의 3배 수준이다.
현대차 컨소시엄이 한전 부지를 낙찰 받으면서 현대차그룹은 오랜 염원이었던 본사 사옥을 지을 수 있게 됐다.
현재 현대차는 양재동 사옥의 수용인원이 4000~5000명에 불과해 현대모비스나 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가 외부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장소 확보가 어려워 고객 및 언론 초청행사 등을 해외에서 진행했다.
2006년에는 뚝섬에 110층짜리 신사옥 건립을 추진했지만 서울시의 각종 규제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 현대차가 한전 부지를 매입함으로써 그룹과 계열사 사무실을 한 곳에 통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부지에 글로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통합사옥과 자동차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한류체험공간 등을 지을 계획이다. 연간 10만명에 달하는 자동차 산업 관련 외국인을 유치하고, 대규모 관광객이 이 곳을 방문토록 해 경제적 효과와 함께 서울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가 이 땅을 개발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16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당초 개발비용은 10조원 정도로 예상됐지만 현대차가 토지 매입비에만 10조5000억원을 썼기 때문이다. 땅값에 더해 기부채납비용 2조원, 건축비(용적률 지상 800%, 지하500% 반영 시 총 32만평, 고급호텔 공사비 3.3㎡ 당 700만원 적용) 2조2400억원, 금융비용 1조1000억원, 각종 세금 2200억원 등을 내야한다.
한편 한전은 예정가격(최저 입찰가)으로 감정가와 같은 3조3346억원을 제시했다. 한전은 오는 26일까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대금납부는 계약체결일로부터 1년 이내에 4개월 단위로 3회 분납이 가능하고, 조기 대금납부 시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다.
▲ 사진: 이명근 기자 qwe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