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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부동산 키워드]③'중개수수료' 공방전

  • 2014.12.24(수) 13:47

전셋값 올라 생긴 역전현상 해소책
중개사와 갈등 깊어..문제점 여전히 남아

집을 사고 팔거나 세를 놓거나 얻을 때 내야 하는 중개수수료율 체계가 14년만에 바뀐다.

 

몇년 전부터 전셋값이 다락 같이 오르면서 전세거래 수수료가 매매거래보다 더 높아지는 역전현상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오피스텔 역시 주거용으로 자리잡으면서 요율 체계를 바꾸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정부의 중개수수요율 인하 조치에 대해 수요자들은 미흡하다는 입장인 반면 공인중개사들은 과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가뜩이나 경쟁 심화와 거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수수료까지 낮추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 매매 6억~9억 0.5%, 전세 3억~6억 0.4%

 

이번 보수체계 개선의 골자는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의 전세 거래는 0.4% 미만,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의 매매 거래는 0.5% 미만으로 요율을 낮추는 것이다. 이 구간은 주택 가격 상승에 따라 신설하는 것으로 요율은 기존의 절반 수준이다.

 

개선 이전의 보수요율을 적용하면 3억원 이상 전세 거래에서 역전현상이 발생한다. 3억원짜리 전세 주택을 거래할 때 최대 요율 0.8%(3억원 이상 임대차 거래 시 요율 0.8% 이하에서 협의)를 적용하면 중개보수는 240만원이다.

 

반면 3억원 짜리 주택을 매매(2억원 이상 6억원 미만 주택 매매 시 상한요율 0.4%)할 때는 요율이 0.4%여서 중개보수는 전세의 절반인 120만원에 불과하다.

 

2000년에는 3억원 이상 전세주택이 전체의 0.8%에 불과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작년에는 12.2%로 급증해 불만을 제기하는 수요자가 늘었다.

 

또 주거용 오피스텔은 매매의 경우 0.5% 이하, 전월세는 0.4% 이하로 정해졌다. 이를 제외한 업무용 오피스텔과 토지, 상가 등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0.9% 이하에서 의뢰자와 중개사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개정된 요율체계는 내년 초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내년 2월 지방의회 정기회의에 조례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킬 예정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새로운 요율 체계가 바로 적용되는데 현재 개정안에 대한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 중개업자 반발, 개선체계 구멍 숭숭

 

거래가 많은 핵심 구간의 수수료율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탓에 중개사들의 수익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중개사들은 시장이 변한 만큼 요율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대의에는 동의하면서도 개선안에 자신들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국 공인중개사들이 서울역 앞에서 집회를 갖고 개선안 철회를 주장하며 삭발식을 갖기도 했다. 동맹휴업도 계획하긴 했지만 정치권과 협의를 진행하면서 한발 물러섰다.

 

▲ 사진: 이명근 기자 qwe123@

 

실제로 개선안은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에서 변한 게 없다. 국토연구원은 국토교통부의 연구용역 의뢰를 받아 개선안 발표에 앞서 공청회를 개최했지만 공인중개사들의 반발로 중단됐다. 당시에도 공인중개사들은 “국토부의 개선안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개선된 중개보수체계 역시 기존의 역전현상을 완벽히 해결하지 못해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6억원 짜리 전세 주택을 거래하면 개정된 요율 적용 시 중개보수는 최대 480만원이다. 반면 6억원 짜리 주택을 매매하면 중개보수는 300만원이다. 6억원 이상에선 기존과 같은 역전현상이 지속되는 것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전용면적 85㎡이하 상하수도 시설이 갖춰진 전용입식 부엌, 전용수세식 화장실 및 목욕시설을 갖춘 경우)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과 전세와 월세의 거래수수료가 다르다는 점 등도 보완해야 할 사항으로 꼽힌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국토부 개선안에는 업계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기존의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지 못한 만큼 수정이 필요하다”며 “현재 지방의회 여당 및 야당 의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알리고 수정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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