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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밸류체인 확대로 체질 개선해야"

  • 2015.01.02(금) 11:39

시무식서 '수동적 자세, 리스크 기피현상' 지적도

정수현(사진) 현대건설 사장은 2일 "지속 가능한 안정적, 효과적 성장을 위해서는 EPC(설계·구매·시공)형태의 사업에서 탈피해 밸류 체인(가치 사슬) 확대를 통한 사업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사업체질의 개선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서울 계동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사업관리 체계의 선진화를 이뤄야만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이 가능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본부와 실 사이에 '사업부'라는 새로운 단위를 만든 것을 두고 "'수주 따로 시공 따로'가 아니라 수주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에 걸쳐 수익 극대화와 내실경영을 체질화하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채권단 관리와 그룹 편입을 거치며 수동적 자세와 소극성, 리스크 기피현상 등 부정적 행동양식들이 생겨났다는 비판도 있다"고 지적하며 "남들과 변별되는 우리만의 정체성, DNA를 회복해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가도록 하자"고 임직원들에 당부했다.

 

다음은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의 시무식사 전문.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올 한 해도 임직원 여러분과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이곳 대강당 시무식 자리에 참석하지 못하고 각 부서 사무실과 국내외 현장, 지사에서 온라인을 통해 함께하고 계신 직원 여러분께도 마음을 담아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새해 첫 출발과 함께 사령장을 받은 신임 본부장들과 승진하신 모든 임직원 여러분께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임직원 여러분, 새해를 맞아 좋은 계획들 많이 세우셨습니까. 올해는 온순함의 대명사이자,  이해심 많고 성실한 ‘양’의 해입니다. 그 중에서도 푸른 양, 청양의 해입니다.


청색은 진취성과 적극성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실제로 청색을 띠는 양이 티베트와 히말라야 산맥, 몽골 등지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험하고 가파른 바위가 많은 지역에서 사는 푸른 양은 거친 환경에서 살아가는 탓에 기본 성격은 온화하고 부드럽지만 내적으로는 강단이 있고 고집 있는  ‘외유내강형’ 성질을 지녔다고 합니다.

 

올 한 해 우리 현대건설도 혹여 예기치 못한 난관이나 거친 환경에 부딪힌다 하더라도 히말라야의 ‘푸른 양’처럼  뚝심 있고 의연하게 전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올 을미년 한 해도 만만치 않은 항해가 될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한국형 장기 침체와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고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암울한 경제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외는 환율불안과 유가하락으로 신흥국들과 중동 산유국의 발주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우리가 진출해 있는 베네수엘라와 러시아의 재정악화로 매출 부진 및 손실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공공분야의 경우 우리 같은 대기업 건설사들에 ‘담합’이라는 낙인이 찍혀 신규 사업 수행에 적지 않은 난관과 차질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민간 주택사업은 부동산법 개정 등 활로를 찾아가는 듯 보이지만 우리나라 인구구조와 주택수요 변화를 철저히 연구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더 이상 수익을 창출하기 힘든 시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도 나쁘기만 한 것은 없습니다. 위기가 곧 기회라고 하는 말은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충분히 바뀔 수 있습니다.

 

미래는 강자에게 기회를, 약자에겐 위협을, 준비된 자에게는 도전을 준다고 합니다. 우리가 면밀히, 또 크게 보고 철저히 계획하여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올해는 우리에게 분명 또 다른 ‘기회의 해’가 될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2015년의 경영방침은 “글로벌 건설리더를 지향하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미래성장 사업기반의 확대, 글로벌 사업역량 강화, 위기관리 대응체계 선진화를 통해 글로벌 건설리더를 향해 나아간다는 경영방침의 근간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에 두 날개, 즉 지속적인 체질개선과 기업문화 혁신의 노력을 더해 2015년에는 기필코 ‘글로벌 건설 명가’를 향해 힘차게 날개 쳐 올라보자는 목표를 정해보았습니다.

 

한쪽 날개는 ‘사업체질의 개선’입니다. 지속 가능의 안정적, 효과적 성장을 위해서는 EPC형태의 사업에서 탈피해 밸류체인 확대를 통한 사업구조의 다변화와 사업관리 체계의 선진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이 가능해집니다.

 

금번의 조직개편도 이를 위한 초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에 본부와 실 사이에 ‘사업부’라는 새로운 레벨의 조직을 만들어 본부가 면밀히 커버하지 못했던 실무영역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로써 본부 차원에서는 보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사업부 조직은 책임과 권한을 이어받아 ‘수주 따로 시공 따로’가 아니라, 수주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에 걸쳐 수익 극대화와 내실경영을 체질화하는데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글로벌조직과 리스크관리조직을 개편한 것 역시 이런 노력의 일환입니다. 국내와 해외의 영업조직을 해외중심으로 통합해서 일차원적인 영업 활동에서 벗어나, 글로벌 수준의 체계적이고 고도화된 전진조직으로 탈바꿈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사업수행의 리스크를 사전에 짚어낼 수 있도록 점검체계를 강화하고 관련 조직과 부서를 효율적으로 재편함으로써 사고예방과 위기대응에 강한 현대건설로 만들어갈 것입니다.
 
다른 한쪽의 날개는 ‘기업문화의 혁신’입니다. 임직원의 일하는 태도와 행동양식이 기업문화를 형성한다고 할 때, 현재 우리의 좌표는 어디쯤인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돌아보면, 채권단 관리와 그룹 편입을 거치며 우리의 조직문화는 명확한 구심점 없이 긍정적, 부정적 요소들이 다소 혼재돼 있는 모습입니다. 일부에선 정체성 혼란기에 자긍심의 훼손으로 수동적 자세와 소극성, 리스크 기피현상 같은 부정적 행동양식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남들과 변별되는 우리만의 정체성, 우리만의 DNA를 회복하고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야만 지금 같은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올 한해, 기업문화를 혁신하겠다는 각오로 우리 현대건설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나아가 그룹 내에서 주도적으로 우리의 좋은 문화를 전파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시작이 반’이라고 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제대로 시작하려면 남다른 계획과 큰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시작을 했다면
이미 그 일의 반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다시 심기일전하여 함께 시작할 때입니다. 우리 모두 새로운 각오와 마음가짐으로 힘차게 출발해봅시다.

 

대망의 2015년, 여러분 모두의 건승과 발전을 기원합니다.  ‘푸른 양’의 좋은 기운을 받아 가정에도 행운과 축복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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