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이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쏟아진다. 재건축 아파트는 3.3㎡ 당 3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인기다.
작년 10월 분양한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2차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는 3.3㎡당 평균 413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평균 17.4대 1의 경쟁률로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됐다. 3.3㎡당 5000만원으로 역대 최고 분양가였던 전용 112㎡도 71대 1의 치열한 청약 경쟁이 펼쳐졌다.
◇ 재건축 분양가 3.3㎡당 4000만원대 시대
▲ 그래픽 = 김용민 기자 |
올해 강남 재건축 신규 분양은 몸값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량이 많지 않아 시장수요 대비 희소성이 있는 데다 지난 4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돼 분양가 책정이 자유로와졌고, 최근 분양시장의 열기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에서는 총 7개 단지, 1만2409가구의 재건축 아파트가 공급된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2296가구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연도별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의 3.3㎡ 당 평균 분양가는 2011년 2798만원에서 2012년 3139만원, 2013년 3697만원으로 높아졌다. 작년에는 3151만원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올해는 다시 3500만원대 이상으로 튀어오를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강남 3구는 인프라가 워낙 좋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선호가 지속되고 있지만 신규공급은 한정돼 있다"며 "강남 재건축은 작년까지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청약 경쟁이 벌어졌기 때문에 조합이나 건설사들이 올해 분양가를 더 높일 여지가 생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신규 재건축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서초구 반포 일대 단지에서는 3.3㎡당 4000만원을 웃도는 고분양가아파트가 속속 나올 전망이다.
◇ 재건축조합 속속 '분양가 인상' 추진
▲ 강남 재건축 단지 투시도 및 조감도. 위에서부터 신반포 한신5차, 서초우성2차, 대치 국제(자료: 각 사) |
강남권 재건축 물량 중 한강변에 위치한 잠원동 신반포 한신5차는 작년 최고 분양가 기록을 쓴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았다. 595가구 규모로 오는 11월께 41가구의 일반분양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단지는 저층 일부를 제외한 모든 가구에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입지여서 이름도 '아크로리버뷰'로 미리 정해졌다.
단지 인근 B부동산 관계자는 "한신 5차는 1대 1 재건축이어서 조합원 부담금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해 일반분양가가 아크로리버파크 분양가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인근 잠원동 반포 한양, 대우건설이 재건축하는 반포동 삼호가든 4차 등도 3.3㎡당 4000만원 안팎까지 분양가가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전용 84㎡의 경우 13억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또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뒤편에서 삼성물산이 재건축하는 서초동 우성2차도 3.3㎡당 3500만원를 넘는 수준에서 분양가를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옆 서초우성3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가 작년 3.3㎡당 평균 3100만원에 선보였지만 이는 분양가상한제 때문이었다. 강남구의 대치동 국제(SK뷰), 청담동 진흥빌라(코오롱 하늘채) 역시 소규모 재건축 사업이지만 인근 시세를 고려하면 분양가가 3.3㎡당 35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초대형 재건축인 송파구 가락시영도 분양가를 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 이 단지는 현대산업개발·삼성물산·현대건설이 공동으로 시공을 맡아 총 9510가구로 재건축되며 이중 1600여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조합이 애초 3.3㎡당 2500만원선에 일반분양가를 예정했지만 최근에는 이를 2600만~2700만원 선까지 올리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반포동 K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일반분양분은 수요가 넘치기 때문에 분양가도 높고 청약 당첨도 쉽지 않다"며 "신규 재건축 아파트 입주를 원한다면 직접 분양받는 것보다 입주시기께 시세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나오는 조합원 분양분 급매물을 잡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