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윤활유 첨가제 시장 세계 1위인 미국 석유화학업체 루브리졸(Lubrizol)에 폴리부텐 생산 기술을 수출한다.
대림산업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클리브랜드에 있는 루브리졸 본사에서 자사 폴리부텐 생산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로써 대림은 향후 루브리졸로부터 폴리부텐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기술료 수익으로 얻게 된다.
계약식에는 이해욱 대림그룹 부회장, 김재율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대표이사, 루브리졸의 제임스 햄브릭(James Hambrick) 회장, 댄 쉬츠(Dan Sheets) 사장 등이 참석했다.
대림산업이 수출한 폴리부텐 라이선스는 단일 공장에서 범용 폴리부텐과 고반응성 폴리부텐을 함께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고반응성 폴리부텐 기술은 대림이 지난 2010년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자체 개발한 기술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고반응성 폴리부텐은 이해욱 부회장의 주도하에 10년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대림산업 내에서 석유화학부문 부사장을 맡은 바 있다.
고반응성 폴리부텐은 윤활유 및 연료첨가제 제조에 있어 환경 기준 충족과 제품 성능 향상에 필수적인 원료라는 설명이다. 특히 대림이 개발한 기술은 세계 최초로 저가의 C4잔사유를 활용해 고반응성 폴리부텐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 기술은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선정한 '광복 70주년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에 포함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 대림그룹과 루브리졸 임직원들이 폴리부텐 라이센스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에서부터 세 번째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김재율 대표이사, 네 번째 루브리졸 제임스 햄브릭 회장, 다섯 번째 대림그룹 이해욱 부회장, 여섯 번째 루브리졸 댄 쉬츠 사장(사진: 대림산업) |
루브리졸은 대림산업이 제공하는 라이선스로 휴스턴에 폴리부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고반응성 폴리부텐은 루브리졸이 생산하는 고성능 윤활유 및 연료 첨가제 제조를 위한 핵심 원료로 사용된다.
이번 기술 도입으로 세계 시장에서 윤활유 첨가제 선도기업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루브리졸은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2011년 인수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윤활유 첨가제 시장 1위 업체다.
이번 계약은 루브리졸이 먼저 적극적으로 구매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는 게 대림 측 설명이다. 양사는 포괄적 사업협력 양해각서도 함께 체결해 향후 윤활유 관련 분야에서 양사가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1970년대 우리나라에 석유화학 기술이 도입된 지 40여년 만에 석유화학의 본고장인 미국에 석유화학 제조공정의 핵심기술을 수출한 최초의 사례"라며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이 단순 석유화학 제품생산을 뛰어넘어 원천기술을 수출하는 시장 선도 위치로 올라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건설과 함께 석유화학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1993년 국내 최초로 범용 폴리부텐의 상업 생산에 성공했으며 2010년 고반응성 폴리부텐 개발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단일 공장에서 범용 폴리부텐과 고반응성 폴리부텐을 함께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폴리부텐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오는 2016년 11월 여수에 있는 폴리부텐 공장의 증설작업이 끝나면 생산능력 및 판매기준으로 세계 1위의 폴리부텐 제조업체가 된다.
김재율 대림 석화부문 대표이사는 "이번 라이선스 수출은 대림산업의 기술력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결과"라며 "미국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함으로써 세계 1위 폴리부텐 제조 회사로서의 지위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