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두바이투자청(ICD, Investment Corporation of Dubai)에 인수된 쌍용건설이 대주주 '텃밭'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3건의 고급 건축 프로젝트를 잇달아 따냈다.
총 사업규모는 16억달러(1조9000억원)로, 3개 사업 모두 조인트벤처(JV, Joint Venture) 주관사로 참여하는 쌍용건설의 수주지분은 7억3000만달러(8600억원) 규모다.
쌍용건설은 최근 두바이에서 ICD가 발주한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Royal Atlantis Hotel)', ICD 자회사 나킬(Nakheel)이 발주한 '팜 게이트웨이(Palm Gateway)', ICD와 다른 글로벌 투자회사들이 추진하는 'A 프로젝트' 등 3건의 공사를 수주했다고 16일 밝혔다.
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은 8억4000만달러 규모 사업으로,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칼리파'의 메인 시공사인 벨기에의 '베식스(BESIX)'와 공동 수주했다. 쌍용건설 지분은 50%인 4억2000만달러다.
이 호텔은 두바이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Palm Jumeirah)' 내에 47층 높이, 795실 규모로 지어진다. 37층으로 지어지는 별도의 1개 동에는 최고급 아파트 231가구가 들어선다. 블록을 쌓은 듯한 비정형 외관으로 설계돼 완공 후 두바이는 물론 세계적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게 쌍용건설 측 기대다.
▲ (위부터)두바이 로얄 아틀란티스 호텔 투시도, 팜 게이트웨이 조감도(자료: 쌍용건설) |
팜 게이트웨이는 3억8600만달러 규모의 아파트로 매출 규모 세계 1위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와 공동 수주했다. 쌍용 지분은 1억9300만달러다. 팜 주메이라 입구에 61층·49층·48층 등 3개동, 총 1265가구의 고급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A프로젝트는 국제금융센터 인근에 건설할 대규모 오피스 건물로 3억7000만달러 규모 사업 중 쌍용건설 지분은 1억1200만달러다. 내년 1월 착공할 예정이다.
이번 수주 사업은 모두 발주처가 ICD거나 ICD와 관련이 있다. 자산 217조원 규모의 국부펀드인 ICD는 쌍용건설 인수 당시 "세계적인 건설사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쌍용건설은 두바이 3대 호텔로 꼽히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과 '에미리트 타워 호텔'을 시공한 이력을 발판으로 ICD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 두바이 재진출은 이번이 13년만이다.
이건목 쌍용건설 해외영업 총괄 상무는 "진입장벽이 높은 두바이 시장에 저가투찰이 아닌 조인트벤처로 다시 진출한 것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등으로 검증된 고급건축 역량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2020 두바이 EXPO' 관련 사업 등 중동을 비롯한 해외사업에서 대주주 ICD와의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