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린 오후, 현대산업개발 본사 직원들이 졸음을 쫒기 위해 찾는 피신처가 있다. 본사 건물로 사용하는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7층에 있는 사내 북카페 '심포니(心PONY)'다. 업무 시간이라도 상사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직원들이 책 읽는 시간이 많을수록 회사는 더 건강해진다"는 정몽규 회장의 말이 든든한 '백'이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는 현대산업개발은 앞으로 새로운 40년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 위해 '독서 경영'을 펴고 있다.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의 철학인 '인재가 곧 기업의 미래이자 자산'이라는 믿음 아래 인재 발굴과 육성은 물론, 창조적인 기업문화 만들기의 중심에 '책'을 두고 있는 것이다.
정몽규 회장은 특히 임직원들의 독서를 장려하고 있다. 임직원이 책 속에서 얻은 지식과 통찰이 곧 회사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경영진의 믿음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회사 내부에서 공감대로 자리잡았다.
▲ 현대산업개발 사내 북카페 '심포니(心PONY)'에서 임직원들이 독서를 하고 있다.(자료: 현대산업개발) |
실제로 이 회사에는 추천 도서를 공유하고 이를 함께 읽는 기업문화가 만들어져 있다. 직원들도 다양한 도서를 접하면서 업무에 활용하는 한편, 자기계발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3년 전부터 회사 내에 '심포니'라는 이름의 북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손님접견이나 회의용도로 사용했던 사무공간 일부(92㎡)를 임직원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 공간의 이름은 '임직원의 마음이 모여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는 공간'이라는 의미(symphony)와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 자동차인 'PONY'를 개발한 창업주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뜻을 담아 만들어졌다.
총 3500권에 달하는 보유 장서 규모는 소형 도서관 급이다. 도서 대부분은 정몽규 회장을 필두로 한 임직원들의 기부로 조성됐다.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은 물론, 탄산음료 및 커피 기계가 비치돼 누구든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별도로 팀별로 도서구입비를 책정해 팀 추천 도서나 개인이 읽고 싶은 책을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현대산업개발 임직원들이 북카페 '심포니'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 현대산업개발) |
이 같은 독서 경영이 기업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 경영진의 판단이다.
직원 개개인에게 체화된 정보가 여러 사람과 부딪히고 변형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재탄생하고, 창조적인 집단지성 도출은 자연스럽게 신사업 아이디어 또는 문제 해결방안 도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현대산업개발 인사 관계자는 "불확실성 속에서 혜안을 갖추고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려면 인문학적 견문이 필수"라며 "신입사원 선발에서부터 논술시험을 통해 적합한 인재를 발굴하려 노력하고, 직원들에 대한 독서 장려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