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을 조성하지 않고 현재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평가 결과는 경남 밀양이 부산 가덕도에 비해서는 다소 앞섰지만 두 지역 모두 전체적으로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계획에는 점수가 크게 밀렸다.
동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남 밀양·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보다 김해공항 확장이 최적의 대안"이라고 발표했다.
장마리 슈발리에 ADPi 수석 엔지니어는 "평가영역 가중치를 달리한 4개 시나리오 모두 김해공항 확장 방안이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했다"며 "ADPI는 김해공항을 미래 영남권 국제공항으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 김해공항 확장 개요(자료: ADPi) |
그는 "가덕도는 비용이나 위험성 측면에서 자연적으로 공항 입지가 아니다"라며 "게다가 지역의 남쪽 끝에 위치해 있어 교통접근성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또 밀양에 대해서는 "(가덕도에 비해서)는 좀더 신공항 입지에 가깝고 접근성도 낫지만, 항공 트래픽 관리(Air Traffic Management)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김해공항의 확장은 기존 공항 시설과 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에 현재 안전 문제까지 해결하는 방안"이라며 "기존 시설을 철거하지 않고도 요구되는 성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기준 시나리오 평가 결과(자료: ADPi) |
김해공항 확장은 운영 측면 가점 비중을 높게 둔 '기준 시나리오'와 전략적 고려 및 접근성 비중을 둔 '시나리오 A', 사회경제적 효과 및 환경 측면 비중이 높은 '시나리오 B', 비용 및 운송능력 가점을 높인 '시나리오 C' 등 4개 시나리오에서 모두 800점대의 최고 평가점수를 획득했다.
반면 가덕도의 경우 활주로 2개를 설치하는 안이 4개 시나리오에서 최하위를 차지했고, 활주로 1개를 설치하는 안은 시나리오 B에서만 2위를 차지했을 뿐, 나머지는 4위에 그쳤다.
밀양은 활주로 1개 안이 시나리오 A와 C에서 2위, 기준시나리오와 시나리오 B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밀양 활주로 2개 안은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2위였지만 시나리오 A 및 C에서는 3위, 시나리오 B에서는 4위였다.
▲ 시나리오별 평가 결과(자료: ADPi) |
김해공항 확장안은 종전 기존 2개 활주로에 대형기 이착륙이 가능한 3200m의 활주로 1개를 새로 만들고 연인원 28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국제선터미널을 신설하는 것이다. 공항의 총면적은 기존 651만㎡에서 확장 후 965만㎡로 넓어진다.
또 동대구에서 김해공항까지 환승 없이 75분만에 닿을 수 있는 시속 200km급 지선과 2020년 개통하는 부전~마산선과 국제선터미널을 연결하는 지선(4km)을 철도로 각각 놓고, 대구~부산 고속도로와 남해 제2고속 지선에서 국제선터미널 간 연결도로(7km)를 놓는 교통방안도 포함됐다.
국토부는 기존 터미널을 국내선 전용으로 바꿔 연 1000만명이 사용하게 되면 김해공항이 인천공항(연 5400만명) 다음으로 많은 국내 2위(3800만명)의 국제공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업비는 공항 확장에 3조5700억원, 교통 확보에 6000억원 등 4조17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국토부는 올해 중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내년에 공항개발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는 등 확장을 위한 후속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평가 결과 발표 직후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에 제시된 김해공항 확장방안은 기존 김해공항을 단순히 보강하는 차원을 넘어 활주로, 터미널 등 공항시설을 대폭 신설하고, 공항으로의 접근 교통망도 함께 개선하는 방안"이라며 "장래 영남권 항공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동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문(자료: ADP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