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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규제, 9억보다 2건 조항이 더 위력적"

  • 2016.06.30(목) 13:30

주택업계 "9억원 넘는 물량 극소수..대출서 자유"
"건수 제한하면 투자수요 감소..무이자 판촉 타격"

정부가 분양시장 과열을 안정시킨다는 목표로 당장 다음달부터 분양계약자들의 중도금대출보증에 제한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내달 이후 신규 분양을 준비하던 건설사들은 분양계획에 차질이 빚어질까 노심초사다.

 

대부분 건설사들은 외부에는 "우리 물량은 실수요자용이고 가격 제한선에도 걸리지 않아 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안에서는 "투자 수요가 줄면 미분양 사업장이 늘어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e편한세상 상도 노빌리티 모형주택을 둘러보고 있는 내방객들(사진: 대림산업)

 

◇ 9억원 넘는 물량 "사실 큰 문제 안돼"

 

국토교통부는 내달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집단대출)보증에 대해 건수는 1인당 2건이하, 보증금액은 수도권·광역시 6억원 및 지방 3억원 이하, 대상주택은 분양가 9억원 이하로 제한키로 한 상황이다.

 

건설사들은 보증금액 한도나 분양가 부분은 감내할 수 있는 정도라고 판단한다. 중견건설사 A사 관계자는 "애초 보증금액 한도를 일괄 3억원으로 제한한다는 말이 있어 대응방안을 내부 검토를 했지만 다행히 6억원으로 맞춰져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대형건설사 B사 관계자는 "분양가 9억원을 넘는 물량은 서울 강남권 등 극히 일부에 그친다"며 "게다가 강남 재건축은 수요층의 선호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중도금대출보증을 이용할 수 없더라도 분양을 받으려는 이들이 충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3㎡당 평균 4400만원대의 역대 최고가로 고분양가 논란 중심에 있는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디에이치 아너힐즈'도 일반분양 가구수가 적고(70가구) 아직 재건축 인기가 높은 상황이어서 분양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연대보증을 통한 중도금 대출을 검토중이다.

 

오는 9월께 서초구 방배3구역 재건축 '방배 에코자이'를 분양할 계획인 GS건설 관계자는 "일반분양 97가구 중 일부가 9억원을 넘겠지만 입지가 좋은 재건축단지여서 중도금대출보증 제한으로 인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 투자수요 비중높은 'B급 사업장' 날벼락

 

주택건설업계가 더 걱정스러워하는 것은 1인당 2건으로 제한한 보증 건수 부분이다. 분양권 전매 차익을 노리는 '단기 투자족'이 줄어들면 그만큼 청약경쟁률이 낮아지고, 계약률도 떨어질 수 있어서다. 중견건설사 C사 관계자는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의 분양성적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수요 청약자 비중이 높아 1순위에서 높은 청약경쟁률로 마감됐던 지역은 경쟁률이나 계약률이 다소 낮더라도 사업을 완료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면서 "하지만 유망 단지를 따라다니며 복수 청약하는 투자수요자들이 많은 '2순위 마감단지'는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전했다.

 

아파트 분양 사업에서 대표적인 호객 방식인 '중도금 무이자 대출' 마케팅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분양대금의 10%인 계약금만 들고 분양을 받는 투자수요가 줄어들 뿐더러, 분양계약자마다 중도금대출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이자후불제', '무이자' 등을 적용하기가 까다로워져서다.

 

이렇게 되면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준용 한국감정원 연구개발실 부연구위원은 "수요나 입지 측면에서 'A급지'가 아니라고 평가받는 사업물량을 털어내려던 건설사들이 타격이 클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좋은 입지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매몰비용이 커서 분양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일부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사업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허가를 받은 현장은 얼른 분양을 마쳐야 금융비용을 덜고 매출을 현실화할 수 있는데 이번 규제로 분양이 늦어지는 단지가 많아질 수 있다"며 "미분양 미착공 등으로 건설사가 부담해야할 비용이 커지면서 중소업체들부터 부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지난 22일 평균경쟁률 19.8대1로 청약마감한 '답십리파크자이' 견본주택 내방객들(사진: GS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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