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은 지난달 하순 카타르 현지에서 이슬람계 은행인 QIB(Qatar Islamic Bank)와 1억2500만달러 규모의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건설사로서는 첫 이슬람 금융 조달이다.
QIB는 자산규모가 약 380억달러인 카타르 2위 은행이다. 이슬람계 은행으로는 카타르 최대다. 이번에 약정을 맺은 자금의 만기는 최초 인출일로부터 3년이다. 현지 매체들은 이 자금이 대우건설의 카타르 '이링(E-ring) 고속도로' 건설공사 현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금융은 이자를 죄악시하는 이슬람 율법에 기반한 '무라바하(Murabaha)'형식이다. 은행이 일정 금리의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대우건설을 대신해 구리, 주석 등 다양한 원자재 상품을 매매하고 그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이다. 구리, 주석 등의 물품은 구매 당일 매각이 이뤄지기 때문에 매매 손실이나 이익이 거의 없이 수수료가 은행에 남게 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금융조달선 다변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며 "향후 중동 지역이나 이슬람 권역에서의 공사를 수주할 때 이슬람 금융 조달 방식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우건설은 이번 금융약정 체결이 시장의 유동성 우려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해외 금융기관의 차입금 조기상환 청구가 일어날 수 있다고 봤지만 오히려 자금 확보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건설사 관계자는 "QIB를 비롯한 대부분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조기 상환을 요청하지 않을 뿐 아니라 추가 대출 약정까지 체결하며 대우건설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해주고 있다"이며 "이번 유동성 확보가 기업신용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대우건설 조인환 재무관리본부장(오른쪽)과 QIB 타렉 파우지(Tarek Y. Fawzi) 제너럴매니저가 금융조달 약정을 체결하고 있다.(사진: 대우건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