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등록 인센티브]기로에 선 다주택자, 선택지는?

  • 2017.12.13(수) 18:31

내년 4월 양도소득세 중과세 임박
정부 '낙관적' 전망…시장 반응은 엇갈려

정부가 13일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내놨다. 임대주택을 등록할 경우 취득세와 재산세를 감면해주고 소득세와 양도세 등도 깎아준다. 문제로 지적되던 건강보험료 역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대부분 다주택자들은 임대사업자 재산정보 공개와 건강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등의 이유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꺼려왔다. 정부의 이번 방안이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는 다주택자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정부 '등록하거나 팔아라'

 

내년 4월부터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팔 때 양도소득세가 중과된다. 다주택자들 입장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매도할 것인지, 계속 보유한다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정부는 임차가구의 약 70%가 개인이 사적으로 임대하는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선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물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임대사업자 등록이 많아지면 임대료 인상 제한을 통해 전월세상한제, 4년 혹은 8년 의무임대를 통해 계약갱신청구권 도입과 같은 효과를 자연스럽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방안에서 필요경비율을 차등화해 미등록자의 임대소득세 부담을 키우고, 장기 임대자들에게 특별공제율을 높이는 등 혜택을 통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결국 정부의 이같은 의도가 성공하기 위해선 실제 다주택자들이 얼마나 등록을 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정부는 일단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분위기다. 향후 5년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물량을 합해 200만호의 등록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혜택들이 임대주택에 돌아가게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임대주택 등록이 많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단 장기 보유 계획인 주택은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유인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내년 4월부터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가 시행되는 만큼 양도세 절세목적의 임대주택 등록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내년 3월까지 잔금을 청산해야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며 "장기보유 가치가 있는 주택은 임대주택 등록을 통해 혜택 보는 것도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4년 임대에 대한 혜택은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가 장기임대를 유도하기 위해 8년이상 준공공임대에 대한 혜택을 상대적으로 강화했기 때문이다. 또 중소형외에 중대형 임대주택에 대한 혜택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 입장에서는 건강보험료 혜택 등을 제공하는 만큼 임대등록 기간을 길게 잡았겠지만 사업자 입장에서는 기간을 짧게 잡아주는 게 오히려 유인책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도 "임대주택 혜택들이 준공공임대 8년 임대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실효성을 낮추는 부분"이라며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등을 감안했을때 8년 이상을 보고 투자하는 것은 임대인 입장에서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형에 집중된 혜택은 중소형 선호현상, 소형주택 임대료 상승 등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며 "중대형 임대주택에 대한 혜택을 통해 임대사업자 등록의 저변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다주택자, 선택지는?

 

정부의 방안이 발표된 만큼 내년 4월로 예고된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들이 정부의 임대사업자 등록 방안을 확인한 후에 의사결정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일단 다주택자 등록에 따른 혜택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그대로 주택들을 보유하면서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수요는 여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서울 강남권 등을 중심으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강남을 제외한 강북이나 수도권 등에서는 임대주택 등록으로 선회하거나 보유 주택중 일부를 처분하려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지영 소장은 "8년 장기임대라는 리스크를 안고 가는 대신 소위 '똘똘한 한 채'만 두고 매도를 선택하는 상황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매물이 늘어나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거래절벽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원갑 위원은 "이번 방안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는 다주택자들은 보유가치가 낮거나, 투자가치가 적은 주택을 중심으로 처분을 고민할 것"이라며 "특히 주택가격 하락 신호나 보유세 인상 등의 방침이 정해지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주택자들의 전략이 '분산'에서 '압축'으로 바뀌는 트렌드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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