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다음주 인수 후보 업체들을 대상으로 경영진 프리젠테이션 설명회를 진행한다. 사실상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대우건설 매각에서 인수 예비후보 숏리스트(Short-List)에 오른 3곳은 국내 호반건설과 중국건축공정총공사(中國建築工程總公司, CSCEC), 홍콩에 본사를 둔 투자사 PAG(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 등으로 알려져 있다.
예비후보들은 내주 예정된 설명회로 일단 대우건설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마무리 한다. 이어 개별적으로 인수희망가를 정하는 밸류에이션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매각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BoA메릴린치는 애초 일정보다 다소 늦어진 내달 중순께 본입찰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건설사 본부장급 임원을 포함한 등 경영진은 설명회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프리젠테이션에서 올해 글로벌 컨설팅 기업과 협업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정밀한 경영개선 혁신작업을 추진해 왔던 것을 최대한 부각시키겠다는 방침이다.
▲ 대우건설 고급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 방송 광고에 등장한 '서초 푸르지오 써밋' 스카이 브리지(사진: 대우건설) |
대우건설은 지난 5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2개월여 동안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로부터 경영 진단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 개선안을 마련해 시행중이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은 현재 회사가 가지고 있는 역량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작업을 거쳤다. 또 향후 5년간 중장기 국내 및 글로벌 건설시장을 전망해 이에 따른 포트폴리오 개발, 조직개편안을 마련해 지난 8월말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종전 '11본부 1원 2실 50담당 101팀'을 현재 '8본부 1원 37실 98팀'으로 바꾼 당시 조직개편은 조직 슬림화와 효율성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실시됐다. 주택사업본부와 건축사업본부를 통합해 주택건축사업본부로 재편한 것이 대표적이다.
대우건설 건축사업본부는 오피스 빌딩, 오피스텔, 주상복합, 병원 등 특수 빌딩, 아파트형 공장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건축 견적 분야에 강점이 크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주택사업본부는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 '푸르지오'의 인지도와 주택 상품개발 능력의 뛰어난 경쟁력이 강점이다.
대우건설은 이런 두 사업본부의 통합이 향후 시장에서 융합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플랜트 설계업무 위주인 엔지니어링본부를 플랜트사업본부로 통합시킨 것도 효율화 사례로 꼽힌다. '견적-설계-시공'에 이르는 과정을 하나의 본부에서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실사와 컨설팅에서 도출된 과제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PMO(Program Management Office)를 운영하고 있다"며 "구매조달 시스템에 대한 혁신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공사수행 역량 역시 생산성 제고와 원가절감 방안을 중심으로 개선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매조달 시스템 개선과 공사수행역량 혁신 작업 역시 실질 현장단위의 업무개선 작업에 컨설팅 기업이 직접 참여한다. 시범사업을 선정해 공사 초기 마스터플랜 수립부터 실행 과정, 문제 해결 기간 단축, 협력회사 관리 방안 등을 함께 들여다보는 방식이다.
▲ '이링(E-ring) 고속도로 확장사업' 위치도 및 조감도(자료: 대우건설) |
실제로 현재 초기 단계인 카타르 '이링(E-ring) 고속도로' 현장에서 관리 기법을 한단계 제고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이 사업은 카타르 도하(Doha) 시내 남서쪽 15㎞ 지점에 기존 도로 4.5㎞를 확장하고 새로 4㎞의 왕복 8~14차선 도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대우건설은 작년 9월 7억3000만달러에 이 사업을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 현장별 생산성을 10~25% 제고하고 원가율은 4%포인트 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원가 문제가 나타났던 해외 현장에 전반적으로 시스템 개선이 이뤄지고 선진 공사 수행기법이 접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내부서도 자체 역량만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환경 변화에 미진한 측면이 있던것 아니냐는 자성 목소리가 있었다"며 "경영 혁신으로 습득한 글로벌 사업 역량을 국내와 해외 현장에 반영해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이 인수 후보 대상 프리젠테이션에서 강조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1~3분기 누계로 영업이익 580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93.2% 늘었고 연초 계획한 7000억원을 83% 채웠다. 3분기 누적 매출은 8조8522억원, 순이익은 411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5%, 260.3% 증가했다.
▲ 3분기 사업 부문별 매출(자료: 대우건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