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에게 지난 10년은 어떤 시간이었습니까?"
송문선 대우건설 대표이사(사진)가 새해 첫 말로 자사 임직원들에게 일침을 놨다. 송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똑같이 M&A를 진행했던 10여년 전과 비교시, 시장에서 평가하는 대우건설의 가치는 당시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어 "대기업이라는 이름에 안주해 안일한 자세로 현재에 머무르려 한다면 그 누구도 회사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며 "근본적 쇄신 없이는 회사의 미래도 없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라"고 강조했다.
첫 실천과제로도 이 회사 고유의 '대우가족' 문화 재정립을 꼽았다.
송 대표는 "수 차례 지배구조 변경 등 환경 변화 속에서 대우건설 고유 문화는 점차 퇴색됐다"며 "본연의 '대우가족' 문화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원, 팀장 등 리더들의 희생정신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사실상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작년 이 건설사 수석부사장으로 왔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대우건설 임직원 여러분, 무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여 임직원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며 새해 인사드립니다.
임직원 여러분,
지난해는 전년도의 대규모 손실로 그 어느 해보다 쉽지 않은 출발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전 임직원의 단합된 노력으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대우건설의 저력과 가능성을 과시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회사의 미래를 위한 M&A 과정에 돌입하며 새 출발의 첫걸음을 내딘 의미 있는 한해였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손실의 주요 원인이었던 해외현장의 손실은 여전히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무엇보다 수년간 회사의 실적을 지탱 해왔던 주택건축사업 역시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금리인상 전망 등으로 더 이상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똑같이 M&A를 진행했던 10여년 전과 비교 시, 시장에서 평가하는 대우건설의 가치는 당시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 합니다. 대우건설에게 지난 10년은 어떤 시간이었습니까?
대기업이라는 이름에 안주해서, 안일한 자세로 현재에 머무르려 한다면 그 누구도 회사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근본적인 쇄신 없이는 회사의 미래도 없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임직원 개개인 모두가 변화의 주체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아래의 몇 가지 실천사항을 당부드립니다.
첫째, 올바른 ‘대우가족’ 문화의 재정립입니다.
'대우가족'이라는 말은, 대우건설 모든 구성원들 간 끈끈한 유대감이 집대성된 우리 고유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상징하는 말입니다. 선배는 강한 책임감으로 앞장서 업무를 이끌고, 후배는 그러한 선배의 방패 속에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며 성장하는 우리만의 문화입니다.
그러나 수차례 지배구조 변경 등 환경 변화 속에서 대우건설 고유의 문화는 점차 퇴색되어 갔습니다. 본연의 ‘대우가족’ 문화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원, 팀장 등 리더들의 희생정신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진정란 리더는 산의 정상을 정복하고 모두가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다음 정복할 봉우리를 고민하고 계획하는 사람입니다. 리더들이 솔선수범하여 난관을 돌파해 나갈 때, 후배들은 자랑스러운 선배의 모습을 보며 성장해 나갈 수 있음을 명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기업가치제고 실행과제의 민첩하고 확고한 실행입니다.
지난해 유사 공종 수행조직의 통합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하였습니다. 또한 수익성이 확보되고 지속성장 가능한 분야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비롯하여 구매‧수행 역량 강화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각 분야의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실행되지 않거나 때를 놓친다면 결국 의미 없는 낭비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제는 잘 준비된 방안들을 조직 내에 착근(着根)시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개개인 스스로 변화와 혁신의 주체가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현장중시 문화의 정립입니다.
현장은 모든 매출과 이익의 원천입니다. 회사의 모든 조직은 현장의 관점에서 업무를 조명하고 지원하는 조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제조업과 달리 건설현장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 하는 힘겨운 도전의 연속입니다. 업무 편의를 위해 불필요하고 반복적인 업무로 현장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비효율을 낳고 있진 않은지 사소한 부분부터 돌이켜보고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현장을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모든 현장은 창의적인 VE, 철저한 시공․원가․품질 관리를 통한 수익 창출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임직원 여러분,
머지않아 현재 진행 중인 M&A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번 M&A는 대우건설이 가진 경쟁력을 극대화하여 장기적 성장과 발전을 기약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긍정적 미래를 위한 전 임직원의 단합된 마음일 것입니다. 모든 임직원의 하나된 힘으로 새롭게 밝아오는 무술년에 대우건설의 밝은 태양이 떠오르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임직원 여러분들과 가정에 무한한 행운과 건승을 기원하며 새해 인사를 마치고자 합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