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대한 기대심리가 정부의 기대만큼 꺾이지 않고 있다. 보유세 개편안 발표를 전후로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했지만 최근들어 다시 스멀스멀 살아나는 분위기다.
주택 보유자들에게 가장 큰 불안을 심어준 보유세 개편안 등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인식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개편안이 1주택 보유자들에겐 사실상 큰 부담을 지우지 않으면서 똘똘한 한채 열기 또한 '현재진행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현재 시장이 호가 중심이고 몇몇의 저가 매물이 거래된 것이어서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서울 지역은 새아파트 선호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박원순 서울시장발 개발호재까지 더해지면서 한동안 이런 분위기를 이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 서울시의 용산 마스터플랜 발표를 앞두고 또다시 들썩이는 용산. 서울 중심 한복판 초원으로 변해버린 용산 철도정비창과 우편집중국 자리.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 강남3구 일제히 상승전환, 강북도 오름세 이어져
한국감정원이 24일 발표한 7월 넷째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매매값을 보면 서울은 전 주 0.1%에서 0.11%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특히 용산구(0.26%)와 영등포구(0.23%)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마스터플랜 발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주에 이어 또다시 상승폭을 키웠다. 강남4구는 0.04% 상승했다. 특히 지난주 송파가 14주 만에, 서초가 16주 만에 상승으로 전환한데 이어 강남 역시 이번주 16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그간 낙폭이 컸던 잠실 대치 개포동에서 저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며 상승해 강남권(11개구) 전체적으로도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최근 16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종전 최고가인 올해 1월의 16억1000만원을 넘어서는 값이다.
최근 상승세는 강남뿐 아니라 강북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전역에서 0.2% 이상 상승세를 보인 곳은 영등포를 제외하면 용산, 마포, 은평, 동대문, 강북 등 모두 강북권에서 나왔다.
◇ "새 아파트·안전자산 선호 기대 여전하다"
종부세 영향권에서 다주택자보다 1주택자가 다소 비켜나 있는 점도 최근 저가 매물 소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똘똘한 한채를 보유하기 위해 갈아타기 등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지금은 돈이 있는 분들이 아파트로 돈을 더 벌겠다는 수요보다는 비도심권에서 도심권, 강북에서 강남권으로 갈아타는 교체수요들이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시장 움직임은 매물이 많거나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상황이 아니어서 대세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아직은 유동자금이 풍부하고 금리도 감내 가능한 수준이란 인식이 많다. 서울시의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등 여러 개발 호재들까지 더해지면서 한동안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지금은 새 아파트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데 강남과 강북을 통틀어 실수요자들의 새아파트 선호 및 이주 현상이 상당히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꼬마빌딩이나 상가는 내수가 안좋아지면 시장이 무너지지만 아파트는 안전하다고 보기 때문에 실수요자와 투자목적의 수요로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