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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이해욱 대림 회장, 경영 시험대에 서다

  • 2019.01.14(월) 17:34

최대주주 된후 4년만에 회장 승진
'글로벌 디벨로퍼·절대경쟁력 확보' 경영 시험대
일감몰아주기 논란 등 해소 과제

이해욱 대림 부회장이 회장에 올랐다. 2010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9년 만이고 2015년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4년 만이다.

일찌감치 지분승계를 일단락지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해욱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오히려 늦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그 이유로 운전기사 폭행 혐의를 비롯해 하청업체 갑질 의혹, 일감몰아주기 등 이런저런 논란을 꼽는다. 

이 회장도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대림산업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를 가동하는 등 경영쇄신 노력을 하고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선했다. 

이 회장은 회장 승진이 발표된 뒤 임직원에게 '글로벌 디벨로퍼와 절대경쟁력'을 강조했다. 이는 향후 이 회장의 경영능력 시험대이기도 하다. 또한 일감몰아주기 등 일부 논란을 말끔하게 해소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 비교적 순탄했던 지분승계

재계 18위(지난해 공정위 대규모기업집단 순위)의 대림은 비교적 순탄하게 지분승계를 마무리지었다. 이해욱 회장은 2015년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이하 대림코퍼)의 지분 52.3%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동시에 사실상 후계승계를 끝냈다.

2008년까지 이 회장은 대림코퍼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이 회장이 100% 지분을 가진 대림 H&L(해운중개업체)과 대림코퍼의 합병으로 대림코퍼 2대 주주(32.12%)에 올랐다. 이후 역시나 이 회장이 지분 99.2%를 가진 대림I&S(시스템통합업체)을 합병하면서 대림코퍼 최대주주에 올랐다.

두차례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실상 대림을 소유하게 됐지만 이 과정에서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회장이 대림I&S 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싼 가격으로 주식을 (이 회장에게)매도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008년 경제개혁연대 소장 시절 대림코퍼와 대림H&L의 합병 부당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같은 논란이 있었지만 대부분 오너기업들과 비슷한 승계공식을 거쳐 승계를 마무리지었다.

 



◇ 지배구조 개선 '긍정평가'-갑질 논란은 '부담'

부친인 이준용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을 선언한게 2006년이다. 이후 이용구 총괄회장이 그룹을 운영했던 것이 2011년 3월까지다. 2015년엔 이해욱 회장에 대한 지분승계도 마무리했다.

사실상 그룹 총수나 다름없었다. 그룹 회장에 오르며 3세 경영으로 자연스레 넘어가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일이 터졌다.

2016년초 이해욱 회장의 운전기사 폭행 및 갑질 논란이 불거졌고, 같은해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은 공식 사과했다. 이 일로 이 회장은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하청업체 갑질의혹에 사익편취 등의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해 주총에선 독립경영과 전문경영체제 강화를 명분으로 이 회장은 대표이사 직을 내려놨다. 이사회 멤버로 경영에 참여해 왔다. 이같은 이사회 중심의 운영은 지속될 것이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지난해초 경영쇄신 계획을 발표한 이후 논란이 됐던 지배구조 상의 이슈도 하나씩 풀어나갔다.

지난해 3월 초 오라관광이 가진 대림코퍼 지분 4.3%를 처분하면서 '대림코퍼→대림산업→오라관광→대림코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를 해소했다. 사실상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에이플러스디(이해욱 부회장 55%, 아들 동훈 45% 소유)의 지분을 오라관광에 무상으로 넘겼다. 에이플러스디는 장남인 아들 동훈 씨로 이어지는 4세 승계의 핵심으로 지목된 회사이기도 했다.

◇ '절대경쟁력' 경영능력 시험대


이같은 쇄신 노력과 안정적인 실적으로 회장 승진의 발판을 다져온 셈이다. 대림은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건설업을 바탕으로 석유화학과 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기 위한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14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명예회장과 선배들이 이루어 놓은 대림을 지속 발전시켜나가겠다. 절대경쟁력을 갖출 때까지!"라는 짤막한 취임메시지를 전했다. 짧은 메시지는 여론을 의식한 듯도 보였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못한 점은 부담이다. 공정위는 대림코퍼를 포함한 에이플러스디 등에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주며 부당지원한 혐의로 이해욱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 여부를 검토중이다.

 

특히 대림코퍼의 경우 이 회장의 지분 소유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가장 최근에 공시된 2017년 기준 대림코퍼의 국내계열사 매출액 비중은 17.8%로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과거 지분승계에서부터 이어져 온 이같은 논란 때문에 3세 경영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하다. 그동안의 논란을 해소하고 대림의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에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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