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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대림산업 분할 궁금증 네가지

  • 2020.10.05(월) 15:25

대림산업, 건설·유화 분할…유화 글로벌 톱20 비전 제시
지주사 전환과정 '대림코퍼' 지배력 확대 포석도

대림산업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건설과 석유화학사업을 분리하는 등의 기업분할을 발표했는데요. 석유화학 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취약했던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림산업의 이같은 기업분할과 변화하는 지배구조에 대한 궁금증 네가지를 짚어봤습니다.

기업분할은 왜 하나

대림산업 분할의 핵심은 건설과 석유화학(이하 유화)부분을 떼어 놓는 겁니다. 그동안 서로 다른 사업이 한 회사에 있다보니 회사의 전략은 물론이고 주주가치 및 이익과도 상충되는 일이 잦았는데요.

이를 고려하면 기업분할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기초체력도 갖췄다고 판단을 했을 테고요.

실제 대림산업의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지난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업계 1위에 오를 정도로 안정적인 재무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이에 비하면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유화부문은 건설업에 가려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도 어렵고 시장지배력도 축소되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분할을 통해 유화부분을 키우고 건설업은 건설업대로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것입니다. 국내 중견 규모의 유화부문을 '글로벌 톱20' 유화회사로 키우겠다는 비전도 제시했고요. 시장의 평가도 나쁘지 않습니다.

세금 이슈 등을 고려해도 적절한 시기라고 평가하는 듯 합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디엘의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대림코퍼레이션이 가진 디엘이앤씨 지분을 현물출자하는 경우 대주주의 양도차익에 대해 법인세 면제를 받으려면 내년까지 지주회사 전환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세법개정에 따라 2022년 1월부터 지주회사 설립·전환시 대주주가 다른 계열사 주식을 현물출자하고 지주회사 주식을 받을 때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 이연되는 특례를 없애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대림코퍼'의 지배력에는 어떤 변화 생길까

대림산업의 지배구조에서 빠질수 없는 곳이 대림코퍼레이션(이하 대림코퍼)입니다. 대림코퍼가 대림산업(21.67%)을 지배하고 대림산업이 다른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인데요.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은 대림산업 주식을 단 1주도 갖고 있지 않죠. 대신 대림코퍼 주식을 52.3% 보유해 사실상 대림산업을 지배하고 있는데요.

대림산업이 인적분할을 통해 디엘과 디엘이앤씨로 분할되면 대림코퍼는 각각 21.67%씩 보유하게 됩니다. 대림의 지배구조 변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대림산업은 기업분할을 하면서 지주회사인 디엘이 건설과 유화 등의 사업회사를 자회사로 두는 체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요. 대림이 기업분할을 발표하면서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은 예상안도 함께 발표했는데요. 이를 위해선 디엘이 디엘이앤씨 지분을 보유해야 합니다.

시장에서는 대주주인 대림코퍼가 가진 디엘이엔씨 지분을 디엘 주식과 현물출자 방식의 스왑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디엘은 디엘이앤씨를 자회사로 둘 수 있게 되고요.

무엇보다 대림코퍼의 디엘에 대한 지분이 늘어나면서 지배력이 강화됩니다. 이번 대림의 기업분할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일각에서는 대림코퍼와 디엘의 합병을 통해 이해욱 대림 회장의 지배력을 키우는게 아니냐는 예측도 있었는데요. 이는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합병으로 이미 많은 논란을 일으킨 전례들이 있어 현실화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대림산업 역시 합병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하고 있고요.

그동안 대림산업은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아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는데요. 대림코퍼와 특수관계인을 합쳐도 고작 23%에 불과합니다. 반면 국민연금은 13.5%에 달하고요. 나머지 소액주주가 60%(외국인 40%)이상을 차지합니다.

올해 대림산업 주총에서 이해욱 회장은 대림산업 사내이자 자리에서 물러났는데요. 이는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약해 국민연금이나 외국인주주들이 최대주주의 반대편에 섰을 경우 방어하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비슷하게 한진칼 사례도 자주 언급되고요.

대림 입장에선 지배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죠. 기업분할과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의 과정을 거치며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겁니다.

대림에서 '디엘'로 사명 왜 바꿀까

대림산업은 기업분할을 계기로 사명도 '디엘'로 바꿉니다. 건설부문은 디엘이앤씨, 유화사업은 디엘케미칼 등인데요.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대림'보다는 영문이니셜 '디엘'이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대신 비사업분야인 대림코퍼레이션이나 대림학원 등은 대림을 그대로 사용하게 됩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건설의 이미지가 강한 단어보다는 중립적인 단어를 사명으로 사용하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도 말합니다.

역시 신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GS건설과 SK건설도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각각 ▲GS인더스트리얼솔류션 ▲GS플랫폼 ▲GS인더스트리 ▲GS엔터프라이즈 ▲GS디벨로프먼트, ▲SK크리에이트 ▲SK디멘션 ▲SK넥스트빌드 등을 임시 등기하기도 했는데요.

공통적으로 건설을 떼고, 건설 대신 신사업을 반영할 수 있는 사명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게 새로운 트랜드로 보여집니다.

건설 대표에 전략·마케팅 전문가 영입한 이유는

기업분할 이후 존속법인인 디엘(주)의 대표는 현 배원복 대림산업의 대표이사가 맡게 되는데요. 건설사업을 하는 디엘이앤씨는 마창민 LG전자 한국영업본부 모바일그룹장이 맡게 됩니다.

마 그룹장은 LG 그룹 내에서 마케팅·전략 전문가로 통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을 탄생시킨 주역으로 유명합니다. 이런 이력을 가진 마 그룹장을 건설사업 대표로 영입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이 역시 신사업 확대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대림 한 임원은 "토목이나 건설 등 해당분야 전문가들은 이미 곳곳에 포진해 있고 이와함께 신사업을 발굴하고 확대하면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으로 마케팅과 사업전략을 오래 해온 인물을 영입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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