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에 라오스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졌다. 지난해 7월 발생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내 보조 댐 붕괴사고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실적에 반영하면서다. SK건설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 났다.
반면 한화건설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등 해외 사업장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국내 주택사업에서도 호조를 보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롯데건설도 주택 사업을 바탕으로 순항하고 있다.
◇ '라오스 악몽' SK건설…4분기 적자 731억원
건설업계에 따르면 비상장 대형 건설사(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건설‧한화건설‧롯데건설‧SK건설)들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29조3795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3.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조6180억원으로 16.5%(이하 전년대비) 성장했다.
하지만 회사별로는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SK건설은 매출액 6조4358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줄었다. 이 회사 영업이익은 57.1% 감소한 867억원에 그쳤다.
SK건설이 라오스에서 짓고 있던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내 보조 댐 붕괴사고 여파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와 이재민 발생은 물론 공사 지연에 따른 금전적 손해도 발생했다.
SK건설 관계자는 "공사 지연에 따른 원가 상승 등의 비용을 4분기 실적에 반영하면서 연간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SK건설은 작년 4분기 73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익성도 악화됐다.이 회사 매출액은 6조2862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537억원에 머물며 11.8% 감소했다. 감소폭은 5개사 중에서 SK건설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 한화건설 흑자전환, 거침없는 롯데건설
한화건설과 롯데건설은 7%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 높은 수익성을 달성했다. 한화건설 매출액은 5조8425억원으로 10.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91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7년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 마라팍 발전과 얀부 발전 등 시운전과 공사 지연으로 손실이 발생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국내 주택사업에서 호조를 보였고, 이 회사 최대 프로젝트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도 안정적으로 추진되면서 질적‧양적 성장을 이뤘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여수 웅천지구와 수원 광교 복합개발 등 대형 개발사업 매출이 지속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고 있으며 미분양‧미입주 사업장이 거의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며 "11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도 이라크 내전 종결과 함께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경쟁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이 회사 매출액은 10.2% 증가한 5조8425억원, 영업이익은 28.8% 늘어난 482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개사 가운데 가장 많았고, 영업이익률 역시 8.3%로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해도 자사 주택 브랜드 롯데캐슬을 앞세워 국내 주택시장에서 호황을 누린 것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 배경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포스코건설도 전년도 수준의 성적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 매출액은 0.13% 늘어난 7조280억원, 영업이익은 1.2% 성장한 3041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