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라오스에서 발생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 댐 유실 사고는사실상 '인재(人災)'라고 해석할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SK건설은 조사 결과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댐 시공에 강점을 갖고 있는 SK건설 입장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가 향후 평판 및 수주 경쟁력에 오점을 남길 수 있어 보다 객관적인 조사와 추가적인 검증을 강조하고 있다.
라오스 댐 사고는 SK건설이 시공하는 세피안 세남노이 수력발전 현장에서 보조 댐 중 하나(새들 D)가 유실되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하류지역 마을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라오스 정부는 조사단(NIC·National Investigation Committee)을 구성하고 IEP(Independent Expert Panel)에 사고 원인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결과 IEP는 사고 근본 원인으로 새들 'D' 기초 지반에 높은 투수성과 침식이 용이한 토사층이 존재, 해당 토사층에 작은 물길이 형성(파이핑 현상)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댐에 가둔 물의 수위가 올라가 기초 지반에 수평형 작은 물길로 유수가 발생해 침식이 발생됐고, 토양을 약화시켜 침식과 약화가 일부 진행되면서 새들 D 균형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원호파괴 형태로 붕괴됐다는 게 IEP 측 주장이다.
IEP 조사 결과는 시공사 측에서 토사층 등의 특징을 고려, 댐 설계나 시공 과정에서 설계변경 혹은 구조물 설치 등을 통해 대비했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SK건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IEP가 자체적으로 자신들이 지정한 위치와 방법론, 분석기관을 통해 토질 분석을 실시했고 최종 데이터를 적용해도 파이핑 현상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 IEP 주장대로 파이핑에 의해 원호파괴가 발생했다면 사고 전 새들 D 하단부에 대량의 토사 유출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사실이 없었고, 라오스 정부 요청에 따라 옵저버(Observer)로 참여한 한국정부조사단과 사고원인 조사를 수행한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들도 IEP의 조사결과와 의견이 다르다는 게 SK건설이 내세우는 반박 근거다.
SK건설 관계자는 "해당 기관들은 아직까지 명확한 사고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거나 IEP와는 달리 과거 화산활동 등 오랜 세월을 통한 지형형성 과정, 새들 D 하류에서 발생한 산사태 흔적 등에 주목하며 대규모 평면파괴를 사고 원인으로 제시했다"며 "IEP의 조사 결과를 사고 원인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반박했다.
SK건설은 현재 사고 현장에서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너졌던 새들 D는 새로운 위치에서 다시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구호활동도 펼치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향후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라오스 정부의 원인 조사와 검증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로 진행되기를 촉구한다"며 "심층적이고 추가적인 검증으로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할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