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을 시작한 청량리역 2개 단지에서 잇따라 청신호가 켜졌다. 두개 단지를 합쳐 1163가구를 모집하는데 총 8027개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최근 주택경기가 꺾이면서 청약통장 사용을 꺼리기 시작했고, '서울불패'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교적 선방을 했다는 평가다. 앞서 분양을 시작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효성중공업, 진흥기업)와 한양수자인192(한양)가 청약경쟁률 면에서 차이는 났지만 강북권 최고의 입지라는 평가를 받은 만큼 두곳 다 끝까지 순항(조기완판)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양에서 공급하는 한양수자인192는 어제(16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결과 일반분양 1046가구 모집에 4391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평균경쟁률은 4.2대 1로 앞서 분양을 시작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의 31.08대 1보다 경쟁률은 낮다.
하지만 일반분양 물량이 1046가구에 달하고 상당 수 평형이 중대형평형(84~162㎡)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는 평가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최저 8억1800만원부터 최고 10억8200만원으로 구성됐다. 예상했던대로 분양가에 따라 희비는 갈렸다.
전용 84㎡ 14개 타입 가운데 1, 2층 저층에 해당하는 B, E, G, I, L, N은 분양가가 8억원대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통해 중도금대출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들 유형은 최소 14대 1부터 최고 27.2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나머지 9억원을 초과하는 타입의 경우 경쟁률 면에선 다소 저조했다. 특히 K, M 타입의 경우 일부 가구가 10억원을 넘기면서 1순위 해당지역에서 예비당첨자 비율(모집 가구 수의 180%)을 채우지 못해 마감을 못했다.
이들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서도 한양 측은 중도금대출 알선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대출여부는 물론이고 9억원 넘는 분양가 자체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다만 분양 관계자는 "분양물량이 많았고 계약금도 통상의 10%가 아닌 20%로 비중이 컸던 것 등에 비하면 초기분양률은 괜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무순위 청약에 1만4000명 이상이 접수한 것을 보면 조기 완판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이달초 분양을 시작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117가구 모집에 3636명이나 몰렸다. 이 단지는 분양물량이 적었던 데다 분양가도 단 2가구(전용 150㎡)를 제외하고는 모두 9억원을 넘지 않아 중도금대출이 가능하다. 전용 59㎡가 6억7600만~6억9000만원이고, 전용 84㎡ 역시 8억원 초반대에서 중반대 수준이다.
청량리역 분양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이 분양가 경쟁력이 높은 이 단지로 몰렸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2~24일 계약을 앞둔 상황이다.
이제 남은 단지는 롯데건설에서 공급하는 SKY-L65이다. 애초 이달중 분양예정이었지만 내달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입지 면에서는 앞서 분양한 2개 단지보다 청량리역에 더 가까운 초역세권이다. 65층 고층인데다 입지 경쟁력이 높은 만큼 분양가 면에서는 앞선 단지들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양수자인의 경우 올해 1분기 서울 평균 청약경쟁률 8.6대 1에는 못미치지만 일부 주택유형이 9억, 10억원을 넘은 것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중도금대출 여부에 따라 일부 영향을 받을 순 있지만 롯데 역시 입지나 물량 등을 고려할 때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