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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과천 푸르지오 써밋…"강남엔 물량 없다, 일단 잡아야"

  • 2019.07.26(금) 16:40

분양가 상한제 확대도입 이전 후분양 최초 단지
입지·고급단지 설계 주목…관건은 '높은 분양가'
"가격 세다" vs "고급단지라 프리미엄 더 붙는다"

26일 오전 10시, 강남구에 마련된 ‘과천 푸르지오 써밋’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거센 빗줄기를 뚫고 속속 도착했다. 악천후로 오픈 직후 한산한 듯 보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방문객들은 늘어났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 이후 첫 후분양 단지인 만큼 수도권 각지에서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규제의 칼이 강남 재건축을 겨냥하자 '대체 주거지'를 찾던 강남 거주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우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써밋’으로 고급화한 데다 교통, 학교 등의 입지적 장점도 청약 대기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 보였다.

다만 분양가가 3.3㎡(1평)당 4000만원으로 지역 내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만큼 방문객들 중에서도 "비싸다"는 의견과 "추가 프리미엄이 기대된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청약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6일 오전 10시 강남구에 마련된 '과천 푸르지오 써밋'에 방문객들이 입장하고 있다./채신화 기자

◇ '첫 후분양' 조합장까지 나섰다

이 단지는 경기 과천시 중앙동 과천주공1단지를 재건축해 짓는 아파트로 지하 3층~지상 28층, 아파트 32개 동 1571가구로 조성된다. 보통 견본주택은 사업 부지 근처에 마련되곤 하지만, 이 단지는 급하게 분양 절차를 밟은 만큼 견본주택도 대우건설의 갤러리에 오픈했다.

채양호 과천주공1단지 조합장은 "지난달 25일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분양가 상한제를 언급한 이후 (분양가 상한제 도입 전 분양하기 위해) 쉬지 않고 뛰었다"며 "많은 허들을 넘었고 잠자고 있던 규정을 살려내 분양하게 됐다"고 말했다.

채 조합장은 이날 오전 견본주택 개관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식에 참여한 이후 유니트를 돌며 최종 점검을 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첫 후분양 단지라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사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조합은 지난 2017년 5월 평당 3313만원으로 선분양을 추진했으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승인을 받지 못해 후분양으로 선회했다. 이어 국토부가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할 것이란 시그널을 보내자 서둘러 후분양을 확정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아파트 골조 공사를 3분의 2 이상 진행한 경우, 2개 시공사의 연대보증을 받으면 HUG의 분양보증 없이 분양할 수 있다. 이 단지의 경우 2017년 8월 공사를 시작해 골조공사가 거의 완료됐으며 공정률이 55%에 달해 이 기준을 충족한다.

후분양 첫 적용 단지인 만큼 이에 대한 문의도 이어졌다. 상담 순서를 기다리던 40대 여성은 "후분양 제도가 생소해서 상담을 통해 장, 단점을 따져보고 청약을 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과천 푸르지오 써밋'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조형도를 보고 있다./채신화 기자

◇ '입지‧고급화가 다했다'

단지 입지, 설계 등에 대해선 만족스러운 평가가 잇따랐다.

이 단지는 지하철 4호선 과천역과 정부과천청사역을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에 위치한다. 정부과천청사역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C노선이 예정돼 있어 강남 접근성도 더욱 높일 수 있다. 과천초, 과천중, 과천외고, 과천여고 등이 도보로 통학 가능하고 과천역 학원가도 가까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관심을 보였다.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은 “역세권인데다 동네에 유흥가가 없고 조용해서 자녀 키우기 적당해 보인다"며 "특히 단지와 학교가 가까워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단지 구조도 차별화됐다. 전체 단지는 1‧4‧5‧6BL 등 4개 블록으로 구성해 블록별로 설계 컨셉을 차별화해 디자인했다.

1블록은 중앙로변에 위치하고 고층 위주로 이뤄졌으며, 건물 외벽에 커튼월 룩이 적용됐다. 1블록 뒤편 관문로변에 위치한 4‧5‧6블록은 고급빌라를 모티브로 클래식한 디자인이 적용돼 7~10층의 저층 단지로 이뤄졌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국내에서 처음으로 5베이가 적용됐다. 판상형은 보통 앞뒤로만 개방이 돼 있는데 이 단지는 측면에 발코니를 둬서 관악산 조망을 가능케했다.

주차공간도 가구당 1.77대에 층고 2.7m로 넉넉하게 조성된다. 커뮤니티 시설도 3레인 수영장, 골프연습장, 키즈&맘카페 등 다양하게 들어선다.

과천3단지에 거주 중이라는 40대 여성은 "고급화 단지로 조성된다고 해서 분양을 기다려왔다"며 "단지 구성도 독특하고 커뮤니티 시설이나 5베이 등 차별화된 부분이 많아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과천 푸르지오 써밋' 견본주택 내부./채신화 기자

◇ 강남 부자들에겐 '로또'?

분양가에 대해선 "다소 높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단지의 3.3㎡당 평균분양가는 3998만원으로 타입‧층수별로 9억7040만~21억3830만원에 책정됐다. 전 타입이 9억원이 넘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은 불가능하다.

아울러 후분양은 준공 후 분양인 만큼 옵션 선택이 불가해 발코니 확장이 필수로 들어간다. 발코니 확장 비용이 타입별로 1671만~3032만원이기 때문에 분양가가 사실상 평당 4000만원을 넘어선다.

과천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은 "가격이 세다"며 "평면이나 입지가 좋은 건 맞지만 요즘 대출도 안 되는데 너무 부담스러운 금액이라 당첨된다고 해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청약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강남 거주자들 사이에선 '로또' 얘기까지 나왔다.

잠실에 거주한다는 70대 남성은 "후분양 치고는 가격이 높지 않다"며 "입지나 시세 등을 봤을 때 향후 2억~3억원은 오를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로또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온 50대 여성도 "고급 단지라 프리미엄은 더 붙기 마련"이라며 "어차피 강남에선 더 나올 물량도 없어 분양한다고 할 때 빨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지어진 인근 래미안슈르(244가구)는 전용면적 59㎡가 9억원 후반대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들어선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도 59㎡가 11억 중후반대에 형성돼 있다. 새 아파트인데다 준공후 분양인 만큼 시세차익을 더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분양대행 관계자에 따르면 청약 문의전화를 걸어온 수요자 중 15~20%가 분당, 판교 거주민이었다. 채양호 조합장도 "가격이 있다 보니 중산층 이상의 고객을 잠재 고객으로 보고 상품을 개발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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