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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리그테이블]HDC현대산업개발, 주택 위축되자 '곳간' 비상

  • 2019.08.05(월) 09:15

2분기 대형 건설사 수주액 소폭 증가…대우‧현대가 견인
현산 74% 급감…GS·대림·삼성 연간 목표액 20~30%대 그쳐

건설사들의 수주 곳간이 좀처럼 넉넉히 채워지질 않고 있다. 국내에선 각종 규제로 주택사업 수주가 어려워지고 해외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지 못하면서 기대 만큼의 수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와중에 대우건설이 치고 나갔다. 2분기 만에 올해 목표 수주액의 60%를 달성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현대건설도 8조원이 넘는 수주를 따내며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나머지 대형 건설사들은 모두 전년 대비 수주액이 뒷걸음쳤다. 특히 국내 주택경기가 위축되자 국내 사업이 대부분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방 주택사업 수주에 그치는 등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 눈에 띄는 대우건설·든든한 현대건설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상장 대형 건설사(대우건설‧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HDC현대산업개발)의 신규 수주액은 17조61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7조1900억원)와 비교하면 2.4% 증가한 수준이다.

전체 수주액을 견인한 건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건설사들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신규 수주액 증가율, 연간 목표 수주액 달성률 등이 가장 높았다.

이 회사의 2분기 신규 수주액은 2조9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늘었다. 국내에선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6구역’(3231억원), 해외에선 이라크 바스라주컨테이너터미널(2330억원) 등을 수주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6조3814억원을 기록, 연간 목표인 10조5600억원 중 60.4%를 달성했다.

대우건설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가량 떨어지며 컨센서스를 밑돌았으나, 수주에 속도를 붙이면서 하반기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건축‧주택 부문 수주 증가로 향후 실적 반등을 위한 수주잔고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수주가이던스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수주 곳간을 가장 많이 채운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2분기 8조5797억원의 신규 수주를 해 전년 동기 대비 66.6% 증가했다. 2분기 누적 수주액도 11조4841억원으로 연간 목표액(24조1000억원)의 47.7%를 달성해 무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이라크가 발주한 2조9249억원짜리 해수공급시설 공사를 따내며 올해 건설업계 해외수주의 포문을 열었다. 김포-파주 2공구 구간(5615억원)도 새로 확보한 일감이다.

2분기 수주뿐만 아니라 매출액, 영업이익에서 모두 양호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하반기에도 사우디, 알제리 등에서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 국내 주택에 집중한 HDC현산, 경기 위축에 '직격탄'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건설사들은 먹구름이 꼈다.

GS건설은 2분기 매출,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28.1%↓, 5.8%↓) 후퇴한 가운데 수주에서도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신규 수주액은 2조598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2.5% 감소했다. 2분기 누적 실적도 3조9730억원으로 연간 목표액(10조170억원)의 40% 달성에도 못 미쳤다.

삼성물산도 2분기 영업이익이 41%나 줄어든 가운데, 수주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회사의 신규 수주액은 1조2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5% 떨어졌다. 상반기 누적 수주액도 2조5000억원으로 연간 목표액(11조7000억원)의 21.4%에 불과하다.

대림산업은 2분기에 눈에 띄는 영업이익 성장률(32%↑)을 보여줬으나, 수주에선 기세가 약했다.

이 기간 대림산업의 신규 수주액은 1조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4% 감소했다. 상반기 수주액도 2조5245억원에 불과해 연간 목표액(10조3000억원)의 24.5%에 불과하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수주가 반토막 났다. 2분기 수주액은 8633억원으로 작년(1조7895억원) 대비 51.8% 떨어졌다. 상반기 수주액은 1조4861억원으로 올해 목표액 6조6000억원의 21.4% 수준이다.

가장 뒤처진 곳은 HDC현대산업개발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분기 2854억원의 수주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73.8%나 감소했다. 상반기 수주는 대흥‧성원‧동진빌라 재건축(2066억원), 속초 조양동 아파트(1072억원), 당진 읍내동 지역주택조합 아파트(788억원) 등 단 3건에 불과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 수주액(목표 수주액 미공개)이 6조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동안 6.5% 정도 달성한 셈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부의 주택 규제 등으로 시장 경기가 안 좋아 전체적으로 수주 규모가 줄었다"며 "하반기에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 아프리카 쪽에서 신경쓰고 있는 사업장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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