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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분양가 규제속 '평당 4750만원' 나온 이유는?

  • 2019.09.09(월) 11:37

내달초 분양 상아2차, 예상보다 높은 분양가에 '갸우뚱'
산술평균 아닌 '가중평균' 책정 때문…로또 청약 기대감 여전

'3.3㎡당 4750만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기 직전 올해 최고 분양가가 나왔습니다.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상아2차(래미안 라클래시) 얘기인데요.

분양가를 확인한 예비 청약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는데요.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분양가를 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보다 가격이 더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죠. 상아2차 조합과 수개월째 '분양가 줄다리기'를 해 오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백기를 든 걸까요?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분양가를 계산할 때 '가중평균'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인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서 먼저 HUG의 분양가 산정기준을 알아보겠습니다.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재건축) 조감도./상아2차 재건축조합 홈페이지

HUG는 지난 6월 6일 점점 높아지는 아파트 분양가에 제동을 걸기 위해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비교사업장 선정기준, 사업장 해당기준을 구체화하고 분양 가격 산정방식을 더 합리적으로 바꾸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분양가격 산정방식입니다. 분양가를 산정할 땐 크게 산술평균, 가중평균 두 가지 방식을 이용하는데요. 그동안엔 주로 산술평균한 가격을 평균분양가로 적용하고, 일정 범위 내에서만 가중평균 방식을 썼습니다.

산술평균 방식은 주택형별 평균 분양가를 책정하는 건데요. 타입별 가격을 더한 다음 타입의 개수로 나누는 식입니다.

예를 들어 A아파트가 5억원짜리 2가구와 10억원짜리 4가구를 일반분양 한다면 (5억원+10억원)/2타입으로 가구당 평균 분양가는 7억5000만원이 됩니다.

아파트는 평형이나 층수별로 분양가가 상이한데도 그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평균을 내는 셈이죠. 그러다보니 수요가 많은 고층은 분양가를 높이면서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은 저층을 일부 끼워 넣는 방식으로 평균 분양가를 낮추는 꼼수가 가능했습니다.

좀 더 극단적으로 예를 들어보면요. B아파트가 10억원짜리 100가구를 공급하면서, 저층으로 6억원짜리 5가구만 넣을 경우 산술평균은 (10억원+6억원)/2타입으로 가구당 평균 분양가는 8억원이 됩니다. 10억원짜리가 전체의 95%가 넘는데도 평균 가격은 8억원으로 뚝 떨어지는거죠.

HUG는 이런 분양가 왜곡을 개선하기 위해 분양가를 산정할 때 가중평균방식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가중평균은 가구당 평균 분양가를 산출하는 방식입니다. 평형, 층수, 타입의 특성을 모두 반영하는 식이죠.

앞서 예로 든 A아파트의 분양가를 가중평균 방식으로 계산하면 (5억원×2가구)+(10억원×4가구)/총 6가구로 가구당 평균 분양가는 8억3300만원이 됩니다.

B아파트의 경우도 (10억원×100가구)+(6억원×5가구)/총 105가구로 평균 분양가는 9억8100만원이 됩니다.

HUG가 지난 6월 24일부터 이 방식을 분양가 책정할 때 일괄 적용토록 하면서 아파트 분양가가 오르게(현실화) 된 것입니다.

6월 28일 분양한 '서초그랑자이'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서초그랑자이는 분양하기 전만 해도 산술평균 방식으로 계산한 평당 분양가가 4687만원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입주자 모집공고 때는 가중평균 방식을 적용, 평당 분양가가 4891만원으로 4.4% 더 오른 가격으로 책정됐습니다.

산술평균에 비해 가중평균으로 계산하면 분양가가 5% 정도 오르는 수준인데요.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주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를 보면요. ▲'서초그랑자이'(무지개아파트 재건축)의 평당 분양가는 산술평균 4687만원, 가중평균 4891만원 ▲'과천자이'(과천주공6단지 재건축)는 각각 3253만원, 3416만원 ▲'방배그랑자이'(방배경남아파트 재건축)는 4687만원, 4891만원 ▲'청량리역 롯데캐슬'(청량리4구역 재개발)은 2600만원, 2837만원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사당3구역 재건축)은 2813만원, 2924만원 등으로 계산방식에 따라 차이를 보였습니다.

다시 상아2차로 돌아오면요. 기존 산술평균 방식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4456만원으로 지난 4월 인근에서 분양한 '디에이치 포레센트'와 같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가중평균 방식에 따라 4750만원으로 책정되면서 가격이 오른 듯한 '착시효과'가 있었던 거죠.

소비자들은 평균 분양가가 올라간데 대해 '로또 청약'에 대한 배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한 부동산 커뮤니티를 보면 "로또처럼 보였는데 사실상 시세와 큰 차이가 안 나는 수준이다", "눈속임이었다", "옵션비까지 생각하면 이제 로또 아파트는 없는 것 같다" 등의 덧글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실상은 이처럼 계산 방식에 따라 평균분양가가 달라 보이는 것일뿐 개별 가구당 분양가엔 변화가 없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평균 분양가가 올랐다고 시세차익이 줄어들거나 로또 열기가 잦아들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죠.

상아2차의 경우 지난해 3월 인근에서 준공한 '삼성 센트럴 아이파크'(상아3차 재건축) 전용면적 84㎡ 매물 시세(3.3㎡당 7000만원 수준)와 비교하면 평당 2000만원 이상 저렴하기도 하고요. 여전히 로또아파트는 유효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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