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목소리 내는 홍남기…엇박자 속 분양가상한제 '혼선'

  • 2019.09.02(월) 15:51

홍남기 부총리 "공급위축 등 부작용 고려" 속도조절에 무게
9월 분양물량 전년의 2배…시장은 이미 분양가상한제 기정사실화

한달 앞으로 다가온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엄밀하게는 제도 개선)을 앞두고 시장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이미 10월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는 반면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월초 바로 (분양가상한제가)작동하는 게 아니다"고 다시한번 강조하면서 속도조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 정부 엇박자…홍남기 부총리, 재차 속도조절 시사

홍 부총리는 어제(1일) KBS 한 프로그램에 출현해 "분양가상한제는 강력한 효과도 있지만 공급 위축 등 부작용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측면을 같이 감안해야 한다는게 정부 입장"이라면서 "경제 여건, 부동산시장의 가격·거래 동향을 고려해 관계부처 별도 협의와 판단을 통해 시행시기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자가 "국토부 독자적 판단의 문제는 아니라는 말씀이냐"고 묻자 "제가 주재하는 관계장관회의에서 충분히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국토부는 부동산시장을 잡는게 업무이고 미션이지만 기재부 및 경제부처 수장으로서 저는 부동산뿐 아니라 경제전체를 같이 놓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홍 부총리의 언급은 원론적으로는 분양가상한제 제도 개선 발표 당시 '선 제도개선·후 시행'이라는 당시 국토부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공급 위축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던 국토부의 입장과 달리 공급 위축 등의 부작용을 거론하고 경제여건 전반을 고려한 관계부처 협의를 재차 강조하면서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대한 부처간에 온도차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시장 혼선…9월 공급 몰리고 수요자도 몰려

정부의 엇박자 속 시장 혼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래미안 라클래시)는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인 이달 분양을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최근 3.3㎡당 평균분양가 4750만원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협의도 마쳤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전 서둘러 분양하려는 단지가 많아지면서 9월 분양 가구수도 전년과 비교해 큰폭으로 늘어났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9월 일반분양(예정) 가구 수는 2만2201 가구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1만368가구보다 무려 11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8월 중순까지는 분양시장이 위축됐지만 분양가상한제 정책 발표 이후 예정대로 분양을 진행하는 단지들이 늘어나며 예정 물량의 70% 정도가 실제 분양으로 이어졌다"며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9월에 분양물량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위축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토부는 "과거와 달리 과열지역을 선별적으로 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급위축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시행 예고 이후 청약경쟁률이 치솟고 견본주택엔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이후 공급 위축을 우려한 영향이다.

최근 '이수푸르지오 더프레티움'은 무려 203.7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에 문을 연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과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 견본주택엔 사흘간 각각 3만7000여명, 2만5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정책변경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 신규공급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청약대기자들의 불안심리가 더해진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