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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비싸다는 역세권 청년주택, 경쟁률 센 이유

  • 2019.09.20(금) 17:13

2년 반만의 첫 입주자 모집에 청약경쟁률 140대 1 기록
경쟁률, 적정임대료 방증…청년층 기대와 눈높이 달라

'청약경쟁률 56.83대 1.'

상당히 높은 수준의 경쟁률인데요. 비싼 동네에서 로또 아파트라도 분양한 걸까요? 아닙니다. 서울시가 이달 17~19일 신청 받은 '역세권 청년주택'의 청약 경쟁률인데요.

시장에서도 다소 놀랍다는 반응입니다. 그동안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가 높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인데요. 너도 나도 입을 모아 "비싸다"고 말하던 역세권 청년주택에 입주 신청자가 1만명 이상 몰린 이유는 뭘까요?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 논란이 왜 나오게 됐는지, 청년들이 만족할만한 적정 임대료는 어느 수준이 돼야할지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 청년주택 5평·신혼부부 보증금 1억…'좁고 비싸다'?

역세권 청년주택은 지난 2016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년들의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를 해결하겠다며 야심차게 발표한 정책입니다.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30대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공공임대는 시세의 68~80%, 민간임대는 85~95% 수준의 임대료로 주택을 제공하는 건데요. 게다가 지하철역 근처에 짓는다고 하니, 청년들은 잔뜩 부푼 마음으로 입주자 모집만을 기다리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서울시가 드디어 첫 입주자 모집을 알렸는데요. 막상 입주자 모집공고를 확인한 청년, 신혼부부들의 표정이 밝지 않았습니다. 시세보다 훨씬 저렴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었죠.

서울시가 이달 17~19일 입주 신청을 받은 곳은 서대문구 충정로 '어바니엘위드더스타일'(충정로역‧499가구), 광진구 구의동 '옥산 그린타워'(강변역‧74가구) 등 2곳인데요.

충정로 청년주택(전용면적 16~39㎡)의 임대료는 보증금 1656만~1억1280만원에 월세 7만~78만원, 셰어형을 제외한 구의동 청년주택(전용 16~32㎡)의 임대료는 보증금 2132만~1억509만원에 월세 9만~78만원입니다.

5평정도 크기인 전용 15~21㎡만 보면 공공임대는 보증금 2000만원 수준에 월세가 10만원 안쪽으로 비교적 저렴해 보이는데요. 공공지원 민간임대(일반공급)의 경우 임대보증금 3640만~6260만원에 월세는 30만~40만원대로 임대료가 크게 뜁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임대보증금 비율(30‧40‧50%)에 따라 월세 가격이 상이. 가령 옥산그린타워의 경우 청년주택 전용 16㎡는 임대보증금 비율 30%일 때 보증금 4469만원에 월세 46만원이고, 비율이 50%면 보증금 7448만원에 월세 33만원이다.

신혼부부 전용 가구(전용면적 26~39㎡)는 더 비쌉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만 봤을 때 보증금 5914만~1억1280만원에 월세 42만~78만원 수준인데요. 청년들 사이에선 청년 전용 임대주택인데 보증금이 '억' 단위로 넘어가자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역세권 청년주택을 서울시 다가구‧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의 시세와 비교해 "주거 취약 청년층이 접근하기엔 임대료 허들이 높다"고 발표하면서 '적정 임대료'에 대한 의구심은 점점 더 커졌습니다.

◇ 청약경쟁률이 '가격 적정성' 방증?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이처럼 임대료 논란이 이어지는 와중에 역세권 청년주택은 불티나게 팔렸(입주 신청)습니다.

서울시가 두 주택에 대해 총 573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했는데, 3일동안 1만3622명이 입주 신청을 했습니다.

옥산 그린타워는 74가구(셰어형 포함 84가구)에 4774명이 신청해 청약경쟁률 56.83대 1을 기록했고요. 어바니엘 위드 더 스타일은 499가구 모집에 8848명이 청약해 17.73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유형별 최고 경쟁률은 옥산 그린타워 공공임대 물량에서 나왔습니다. 공공임대 18가구에 2519명이 몰리면서 경쟁률 139.9대 1을 기록한 거죠.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공공지원 민간임대(일반공급)의 청약경쟁률은 6~14대 1 수준이었는데요. 그래도 분양으로 치면 전반적으로 '완판'을 기대해볼 만한 경쟁률인 셈입니다.

청약 결과를 열어 본 서울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입니다.

서울시는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추진실적 부진과 높은 임대료에 대한 세간의 우려와는 다르게 역세권 청년주택이 열띤 호응을 얻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역세권 임대주택에 대한 높은 수요가 '적정 임대료'를 방증한 셈이라는 것인데요.

서울시 관계자는 "역세권 청년주택은 발코니 서비스 면적이 있어서 실제 전용면적보다 20~30%의 가용면적이 더 있다"며 "아울러 공공임대나 공공지원 민간임대 특별공급 물량은 시세 대비 확연히 저렴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싸다'는 지적을 많이 받은 공공지원 민간임대 물량에 대해서는 "신혼부부 가구는 사실상 맞벌이가 많고 2인 가구라서 1인 청년 가구보다 조금 더 높게 책정됐는데,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가계지수나 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 등을 봐서는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둘 다 지하철역과 도보권인데다 신축 건물인 점 등을 고려하면 주변 신축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과 비교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어버아니엘 위드 더 스타일 충정로 39㎡는 임대보증금 8500만~1억1280만원에 월세 66만~72만원 수준인데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시에 따르면 인근에 위치한 오피스텔 '광진해모로리버뷰'는 전용 44.25㎡가 임대보증금 4억원에 월세 85만원이었고요. 구의현대7단지현대홈타운은 59.97㎡가 보증금 5500만원에 월세 90만원 정도였습니다. 둘 다 역세권 청년주택에 비해 평수가 크긴 하지만 역과의 거리가 더 멀고, 준공 연도가 10~20년 지났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청년주택의 시세를 비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적정 가격' 합의점은?

결국 역세권 청년주택의 임대료 논란은 '시각의 차이'로 보입니다.

서울시에선 약속한 대로 시세 대비 임대료를 낮춰서 공급을 했지만, 시장에서는 '정부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이기에 기대치는 더 높았던 모양입니다. 청년들 사이에선 민간임대의 가격을 좀 더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현실적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민간임대 가격을 크게 낮춰버리면 민간사업자 입장에선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이기 때문에 매력이 없어지기 때문이죠. 그렇게 되면 아예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하려는 민간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공공임대의 물량을 더 확대하거나 역세권 청년주택을 모집할 때 시세 대비 얼마나 저렴하게 책정된 건지 시세반영률을 표시해주는 방식 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결국 서울시는 오는 23일 오후 전문가 등과 내부적으로 간담회를 열고 역세권 청년주택이 나아가야할 점 등을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정책과 청년들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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