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투자→소비확대→경제활력→일자리창출→세입증가로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곳간 문을 활짝 열어 과감한 확대재정을 단행한다. 역대최대 규모인 39조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 경제를 선순환시킨다는 목표다.
사회복지에 처음으로 12조원이 넘는 예산을 책정하고 청년‧신혼부부의 출발선 지원을 위해 3조원,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2조원을 쓰기로 했다. 출산부터 초등 돌봄까지 이어지는 '완전돌봄체계 구축'에도 2조원 이상 투입해 시민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전 과정을 돕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31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0년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하고 "민생이 절박해 과감히 곳간을 풀어 경제를 순환시켜야 할 때"라며 "역대 최대 규모의 과감한 확대재정을 통해 사람투자를 적기에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서울시의 예산은 전년 대비 10.6% 증액한 39조5282억원으로 편성됐다. 박 시장이 취임한 지난 2012년(21조7973억원)부터 서울시 예산은 꾸준히 늘어 2018년 30조원을 돌파하고, 2020년엔 역대 최대 규모로 발행한 3조원의 지방채(연 금리 1.8% 수준)를 포함해 4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박 시장은 "예산안은 숫자로 표현한 서울시의 정책 의지"라며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서울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쓰도록 하겠다"며 '사람투자, 복지투자'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재정투자사업 23조원 가운데 ▲사회복지부문이 12조8789억원으로 12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공원환경부문 2조6148억원 ▲도로교통 2조3762억원 ▲도시안전 1조436억원 ▲주택정비 1조3896억원 순이다.
서울시는 ▲신혼부부 등 주거지원 확대 ▲완전돌봄체계 실현 ▲획기적 청년지원 ▲서울경제 활력제고 ▲좋은 일자리 창출 ▲대기질 개선 ▲생활SOC 확충 등 7대 분야를 선정해 집중 투자한다.
특히 신혼부부와 청년들의 '출발선'을 지원하는 것을 시정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박 시장은 "지금은 너무 기울어진, 불공정한 사회"라며 "소득 1억원 미만 부부 모두에게 신혼집을 마련해주고, 청년 3만명이 생활비 걱정 없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시기에 청년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신혼부부를 대상으론 매입임대 3200가구 공급,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대출이자 지원 확대 등 주거지원 확대에 4450억원을 투자한다.
청년 사회출발의 불평등선을 바로 잡기 위해 4977억원을 편성했다.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지급하는 청년수당을 3만명에게 확대 지급하고, 권역별 서울 청년센터를 설치해 운영키로 했다.
또 전체가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맞벌이 가정의 돌봄 부담을 덜고, 인구 절벽을 타개하기 위해 '완전돌봄 체계'를 구축한다.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아동수당 지급 등에 6667억원을 편성하고, 영유아 보육 공공성 강화에 1조3264억원을 투입하는 등 임신‧출산‧보육 전 과정에서 공적지원을 강화한다.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 혁신성장‧혁신창업에도 속도를 낸다.
최대 창업보육기관인 마포 '서울창업허브'를 구심점으로 창업 생태계 통합거점 기능을 강화하는 등 창업 생태계 전면 혁신 등 서울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총 2849억원을 투입한다.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도 추진한다.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일과 생활에 균형을 맞춘 좋은 일자리 제공을 위해 전년 대비 27.3% 증액한 2조126억원을 편성했다.
청년‧여성‧중장년 등 대상별 맞춤형 직접 일자리 18만개, 민간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간접일자리도 21만3000개를 창출한다.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대기질 개선(8111억원 투입), 생활SOC(3324억원 투입) 확충에도 나선다.
대기질 개선에는 친환경 자동차 보급 지원, 지하철 등 공기질 개선, 공기청정기 지원 및 저소득층 미세먼지 마스크 지원 등을 추진한다.
생활SOC는 집이나 학교 또는 직장에서 10분 거리에서 이용할 수 있는 '10분 동네 생활SOC'를 비롯해 문화, 체육, 돌봄시설을 지속 확충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