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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부잡]사이버 견본주택, 건설사는 '좋아요?싫어요?'

  • 2020.03.20(금) 16:21

코로나발 갑작스런 사이버 견본주택 열풍
임대료‧인건비 절감 효과 있지만 홍보‧흥행엔 '마이너스'

'알아두면 쓸데있는 부동산 잡학사전(알쓸부잡)'은 주요 관심사에 가려 있지만 한 번쯤은 궁금해할만한 부동산 이슈를 들여다 보는 코너다. 알고 나면 업계의 상황이 더 쏙쏙 이해되고, 유용한 지식으로 쌓아둘 수 있는 얘기들을 짚어본다.[편집자]

'네가 있다 없으니까~'

걸그룹 시스타의 노래 가사말처럼 있다 없으니까 허전한 게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이면 전국 곳곳에서 청약 시장 가늠자 역할을 했던 견본주택인데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오프라인 견본주택 대신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죠. 예비청약자들도 아쉽지만 별 수 없는 노릇이라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만족하는 분위기입니다.

건설사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궁금한데요. 견본주택을 열지 않으니 그만큼 손이 가는 일이 줄고 좋을까요? 아니면 홍보효과가 떨어져 마이너스 요인일까요?

◇ 운영비 절감 '좋아요~'

업계에선 사이버 견본주택의 장점으로 인건비 등 운영비 절감을 꼽습니다.

견본주택을 지을 땐 기본적으로 임대료, 건축비, 전기 설비, 자재비, 가전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사이버 견본주택을 운영한다고 해도 실제 견본주택의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이 비용은 그대로 들어가는 셈이죠.

다만 인건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견본주택을 열 땐 홍보대행사 직원, 주차 요원, 안내 요원, 상담 직원 등 많게는 수백명의 인력이 필요합니다. 사이버 견본주택을 운영할 경우 계약자들에 한해서만 견본주택에 방문할 수 있게끔 하기 때문에 인력이 훨씬 적게 들어가기 때문이죠.

이에 대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신 사이버 견본주택을 열면 콜센터 직원을 늘려야 하고 유튜브 생방송 등을 활용하려면 생중계 비용, 사회자 섭외 등의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두드러지진 않을 것"이라고 보기도 했는데요.

오히려 이번 코로나19 여파를 계기로 사이버 견본주택 운영이 확산되면 향후 '임대료·건축비 절감'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지금은 분양 현장 인근이나 접근성이 높은 주요 지역에 견본주택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계약자들만 찾는 견본주택이라면 임대료가 낮은 서울 외곽 등에 견본주택을 열어도 큰 무리가 없기 때문이죠.

이 관계자는 또 "투자용 오피스텔 같은 경우는 상가 한 켠을 임대해 내부 인테리어만 바꾸는 식으로 견본주택을 만들곤 한다"며 "사이버상으로만 보여주면 이런 식의 방식을 사용해 임대료뿐만 아니라 건축비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견본주택 운영비는 위치, 규모, 콘셉트 등에 따라 천차만별인데요. 임대는 통상 6개월씩 계약하고요. 서울의 경우 임대료가 5억~10억원, 건축비가 1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 청약 비인기지역에선 '싫어요!'

그럼에도 건설업계에선 사이버 견본주택을 마냥 반기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집값이 수억~수십억원에 달하는 만큼 견본주택을 직접 보고 계약하려는 청약자들이 많고요. 견물생심이라고 고급스럽게 인테리어 해놓은 유니트를 보면 구매 욕구가 커지기도 합니다. 요즘은 SNS가 발달해서 견본주택 후기를 공유하면서 홍보효과나 파급효과도 쏠쏠하고요.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사이버 견본주택을 동시에 운영해 왔지만 견본주택 방문 수요가 높았다"며 "아울러 견본주택이 단지 인근에 조성되는 경우가 많아서 견본주택 방문할 겸 인근 지역을 탐방하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비인기지역의 분양 단지들입니다.

2~3월 청약 결과를 보면요. ▲부산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 ▲서울 강서구 'SH마곡지구 9단지' ▲대구 중구 '청라힐스자이' ▲경기 '과천제이드자이' 등 인기지역 단지들은 사이버 견본주택만 운영했는데도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비인기지역에선 코로나19 여파에도 모두 견본주택을 열었습니다. 가뜩이나 미분양이나 청약 미달 사태가 심한 곳은 견본주택이라도 열어야 더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청약통장을 하나라도 더 받을 수 있고요.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이나 주요 수도권 지역은 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한 편이고 투자 수요가 있어서 견본주택을 안 보고도 청약하는 분들이 더러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방일수록 청약 수요가 적기 때문에 견본주택을 열어 주목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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