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열기는 '줍줍'이라 불리는 무순위 청약에서 극에 달한다. 주택 소유여부 등에 상관없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해 최소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다. 로또 당첨 만큼이나 어려운 탓에 무주택자 입장에선 무순위 청약을 내 집 마련의 수단으로 여기지 않는다.
다만 무순위 청약이 끊이지 않는 것은 청약 부적격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부적격자 발생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앗아가는 것이어서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청약시스템 청약홈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감정원은 시스템 개선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달 중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브라운스톤 부평은 총 30가구 모집에 4075명이 지원해 평균 13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자이 49가구의 주인을 찾기 위한 무순위 청약에서 1만2369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에 앞서 올 상반기에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던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와 수원 영통자이는 수만 대1의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이처럼 무순위 청약에 수만명의 청약자들이 몰리는 것은 분양 단지의 장점을 누리면서도 유주택자를 포함해 성인이면 누구나 청약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을 비롯한 거주 수요가 많은 수도권 주요 지역은 노후 아파트가 많아 새 아파트 선호도가 높고, 분양가 역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수많은 청약자들이 몰린다.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적게는 수백 대 1에서 많게는 수만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워낙 당첨 가능성이 낮아 실수요자 입장에선 무순위 청약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일반 청약 당첨도 어렵지만 무순위 청약은 로또 당첨과 다를 바 없어 내 집 마련의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무순위 청약은 본 청약 단계에서 미달이 발생하면서 이뤄지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몇년 사이엔 복잡한 청약제도로 인해 부적격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청약을 넣은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예비 청약자까지 선정하는 등으로 무순위 청약을 줄이기 위해 제도개선도 이뤄졌지만 이 과정에서도 부적격자들이 속출해 유주택자도 참여할 수 있는 무순위 청약 단계까지 넘어오는 것이다.
무주택자에게 분양 당첨 기회를 우선 부여해 내 집 마련을 돕겠다는 정부 정책과는 동떨어진 결과가 무순위 청약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감정원은 청약 부적격자 발생을 줄이기 위해 청약홈 시스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올 2월부터 아파트 청약시스템은 금융결제원에서 운영하던 아파트투유에서 감정원의 청약홈으로 이전된 바 있다.
청약홈에서는 아파트투유와 달리 사전에 청약자격 확인 기능 등을 도입해 부적격 사례를 줄이려 했지만 시스템 이전 후에도 청약자가 몰리는 주요 단지에서 부적격자가 속출하고 있다.
개선된 청약홈 시스템을 통해서는 청약과정에서 헷갈릴 수 있는 부양가족 수를 본 청약 단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 만 나이를 계산할 수 있도록 해 무주택 기간 산정에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신혼희망타운 등 공공분양 시 가점항목인 해당지역 거주기간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감정원은 9월부터 가을 분양이 본격화되는 만큼 이달 중 개선된 시스템을 적용해 실수요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단독]'부적격 최소화' 청약홈, 출시 넉달만에 손질
감정원 관계자는 "청약제도가 복잡하고 정확한 가점 산정을 위해 필요한 정보도 많다"며 "청약홈 시스템이 개선되면 이용자들이 좀 더 편리하게 청약할 수 있고 부적격 사례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총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