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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발코니확장비 5천만원 시대?

  • 2020.09.08(화) 08:36

분양가상한제에 분양가 대신 유상옵션비용 올릴 듯
옵션비 5천만원에도 청약 흥행…'서울이니까'

휴대폰 매장에서 한번쯤 휴대폰 구매를 해봤을 텐데요. 판매자는 단말기값을 깎아주는 대신 약정 요금제 등을 통해 흥정을 하곤 하는데요. 사실상 '조삼모사'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당장 내는 돈이 적기 때문에 솔깃하는 경우가 많죠.

분양 아파트도 이런 식으로 가격을 조정한다면 어떨까요. 분양가를 낮추는 대신 유상 옵션 품목에서 돈을 더 받는 식인데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이런 '분양가 꼼수'가 나올 가능성이 더 커진 듯 합니다. 과연 앞으로 나오는 새 아파트들의 분양가는 어떨까요.

코로나19 확산세 한풀 꺾이자 모델하우스 속속 문 열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덕은지구 A4블록과 A7블록에 들어서는 'DMC리버파크자이'와 'DMC리버포레자이'의 견본주택(모델하우스)이 24일 개관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심상치 않은 옵션 비용

지난 7월29일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분양가 인하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대가 큽니다. 상한제를 적용받으면 주변 시세의 70~80% 수준에서 분양가가 책정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속속들이 따져보면 분양가가 저렴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분양가 외 유상 옵션도 고려해야 하니까요.

실제로 일부 상한제 적용 단지들은 유상 옵션 품목이 지나치게 많거나 비싸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지난해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계룡리슈빌 퍼스트클래스'는 강남에 인접해 있지만 상한제를 적용받아 전용면적 105㎡의 분양가가 최고 8억786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중대형 평형인데도 분양가가 9억원 이하라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었죠. 하지만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만 추가해도 9억원을 넘기고요. 전용 130㎡의 경우 10여개의 유상옵션 비용을 모두 합하면 약 740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2018년 5월 하남 미사지구에서 분양한 '미사역 파라곤'도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5억1210만~6억4650만원(전용 102~117㎡)으로 시세보다 낮았는데요. 유상 옵션 품목이 최대 7가지로 총 5500만원에 달했습니다.

아직 서울에선 상한제 적용 단지의 분양물량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지난달 상한제를 피해 막차 분양한 '용마산 모아엘가 파크포레'의 분양가 구성을 보고 수요자들의 걱정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분양한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3억7410만~6억1130만원(전용면적 57~84㎡)으로 전용 84㎡의 10층 이상 5가구만 빼면 모두 6억원 아래였는데요. 인근에 2004년에 지은 '신성미소지움' 전용 80㎡가 지난 7월 5억95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도 시세 대비 저렴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옵션 품목도 발코니 확장금액과 시스템에어컨 단 두개 뿐으로 단촐한데요. 비용을 보면 입이 벌어집니다.

발코니 확장금액(천원 단위에서 반올림)이 ▲57~59㎡ 4265만원 ▲72~73㎡ 4554만원 ▲83~84㎡ 4993만원에 달하거든요.

이는 같은 달 강남구에서 분양한 '대치 푸르지오 써밋'의 발코니 확장 비용 ▲59㎡ 1860~1890만원 ▲101~150㎡ 2240만~33480만원 ▲155㎡ 4200만원보다도 훨씬 높습니다.

일반적인 발코니 확장 비용의 두 배 이상인데요. 다만 발코니 확장을 선택하면 디지털도어락, 실크벽지(주방), 주방TV폰, 렌지후드, 가스쿡탑, 씽크대 상판, 월패드 등 15가지 품목을 무상 제공해줍니다. '묶음 상품' 정도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쉽게 납득이 가진 않는데요. 디지털도어락, 월패드 등은 통상 아파트를 분양할 때 기본(무상)으로 제공하는 품목이기도 하고요. 15가지 품목 중 일부만 선택해서 신청할 수도 없습니다.

공급 가구 수가 가장 많은 전용 84㎡로 따져보면요. 분양가가 5억5730만~6억1130만원으로 산술평균 분양가가 5억8550만원입니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용, 시스템 에어컨 전실 설치(2실 기준 364만~430만원, 4실 기준 520만~580만원) 비용을 추가하면 6억4123만원으로 분양가에서 약 9.5% 늘어납니다.

◇ 그래도 없어서 못 산다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이 아파트의 발코니 확장비용을 두고 '과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는데요.

앞으로 분양하는 주택에 대한 걱정도 섞여 있습니다.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 이처럼 분양가를 낮추는 대신 옵션 비용이 더 비싸지는게 아니냐는 겁니다.

이에 대해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사업자들이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기타비용 등을 많이 책정해서 분양가를 산정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유상옵션 품목 등도 지자체 분양가심의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꼼수를 부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옵션 품목은 분양가를 구성하는 건축비 가산항목(가산비)에 포함하거나 분양가 외 '플러스 알파' 개념으로 별도로 제공할 수 있는데요. 가산비에 포함되면 분양가 심의위원회 심의를 받고 그렇지 않으면 지자체에서 분양가 승인을 받을 때 심의를 받기 때문이죠.

이런 옵션비 논란에도 분양 아파트들의 인기는 여전히 높습니다. 옵션비를 고려해도 여전히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 때문인데요. 용마산 모아엘가 파크포레도 발코니 확장비로 말이 많았지만 청약을 성공리에 마쳤습니다. 1순위 청약경쟁률이 48대 1에 달하고 당첨 최저 가점도 58.56점이었죠.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분간 '분양 공백'이 우려되면서 서울 분양 아파트의 희소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거든요.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달 막차 분양이 몰린 이후 서울 분양 시장은 소강상태입니다. 지난 3일 청약을 받은 양천구 신월동에서 신목동파라곤(신월4구역) 153가구를 제외하면 이달 말까지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은 '제로'(0)이고요. 10~12월 예정된 단지(5400여 가구)들도 대부분 상한제 직격탄을 맞은 재개발·재건축이라 분양 일정은 아직은 오리무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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