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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에 '올인'하는 건설사, 주택경기 나빠지면?

  • 2021.05.25(화) 15:56

[우물안 건설]
상장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 비중 절반넘어…최고 70%
주택 의존도 높아 부동산 정책 및 경기 변동에 취약

국내 건설사들이 코로나19 영향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부 해외 사업장에서 운영에 차질을 빚기도 했지만 탄탄한 국내 주택사업이 이를 충분히 상쇄하고 있어서다.

넘쳐나는 내 집 마련 수요로 분양시장 활황이 지속되고 있고, 정부도 주택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어 주택사업 환경은 우호적이다. 건설사들 역시 당분간 주택사업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부동산 정책과 주택 경기에 민감한 주택사업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주택 비중 절반 이상

건설업계에 따르면 상장 대형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DL이앤씨 등)의 주택사업 매출 비중은 50%에 달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최근 김형‧정항기 사장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주인찾기를 본격화하고 있는 대우건설은 올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건축‧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72.7%에 달했다.

이 회사는 과거 해외 사업장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며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된 바 있다. 이후에는 브랜드 경쟁력이 있고 시장 분위기가 좋은 주택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섰고, 이로 인해 주택사업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도 주택사업 비중이 62.2%로 절반을 넘는다. 기업분할을 통해 석유화학사업 등을 떼어내며 건설 본원 경쟁력 강화를 선언했는데, 분할 이전보다 주택 매출 비중이 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앞세운 GS건설도 건축‧주택부문 매출 비중이 올 1분기에는 60.8%까지 올랐다.

건설업계 맏형으로 과거 해외 건설 시장개척을 주도했던 현대건설도 최근에는 주택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회사 건축‧주택 매출 비중은 36.3%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전체 매출에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실적이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이다.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의 경우, 주택사업을 포함한 빌딩(2021년 건축) 사업 부문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IR자료 등에선 주택 사업의 매출 비중이 나오지 않는데 전체 건설부문 매출에서 15~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갈수록 주택만…위험요소는

이처럼 국내 건설업계를 이끌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2010년대 초반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던 해외 플랜트 사업에 비해 위험요소가 적고, 풍부한 내 집 마련 수요로 활황인 주택사업에 향후에도 좀 더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서울 주요 정비사업 시공사 수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졌고, 그 동안 지방과 중견 건설사들이 주로 참여했던 지방 정비사업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엔 쳐다보지도 않았던 리모델링과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주택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가능한 모든 주택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택사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향후 주택경기가 꺾였을 때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요인으로 꼽힌다. 주택사업은 정부 정책과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고 수년간 호황이 이어졌던 점을 고려해도 리스크요인이 커질 수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분양을 비롯해 주택경기가 워낙 좋아서 공격적인 사업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대형 건설사들이 노리는 주요 정비사업장 등은 한정돼 있어 경쟁이 치열해져 사업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사업 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고 대안책 마련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조언이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주택사업이 경기에 연동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만큼 관련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주택 내에서도 수익성이 좋은 사업장을 수주하는지와 주택시장 분위기가 바뀌어도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브랜드 경쟁력을 갖췄는지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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