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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집값 날씨]④강남 넘보는 '용산'…단기론 '관망'

  • 2021.12.30(목) 06:30

이촌동 리모델링 본격화·한남뉴타운 재개발 시동
용산정비창 등 호재 많지만…단기 불확실성 커
"내년에도 오른다" vs "개발호재 기 반영, 횡보"

내년 서울 용산구의 집값은 대출 규제 등의 악재와 상관없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시내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지속하는 가운데 한남동, 이촌동 등 주요 정비사업지들이 용산구 집값을 견인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만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예정된 내년 상반기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 호재인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 등도 아직은 지지부진해 큰폭의 상승세를 잇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1년 서울시 전체와 용산구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11월 서울시 평균은 ㎡당 1469만원, 용산구는 1746만원으로 각각 최고점을 찍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대표 부촌 용산, '리모델링' 가시화…뒷심 

용산구 아파트 값은 올해 하반기 이촌동 일대 리모델링이 가시화되면서 상승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서울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1월에 비해 14.42%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지역 평균 변동률(14.04%)보다 다소 높다.

올 상반기에만 해도 서울 평균 변동률을 밑돌았지만, 8월 들어 한 달 만에 1.9%가 오르는 등 서울 변동률(1.59%)을 크게 앞질렀다. 이어 9월에도 전월 대비 2.02%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울 평균(1.69%)보다 빠르게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촌동 등 리모델링 추진이 가시화한 영향이다. 건영한가람아파트가 이달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했다. 이촌코오롱아파트는 내년 초 총회에서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강촌아파트는 지난 3일 시공사 입찰을 진행했지만,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해 유찰됐다. 조합은 2차 입찰을 준비할 예정이다. 한강맨션과 한강대우, 우성아파트 등도 시공사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한가운데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리모델링 후 아파트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용산구의 경우 인근 마포, 공덕에 비해 주택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고, 수요는 많기 때문에 집값이 떨어질 수 없다"며 "특히 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지역들이 집값을 리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서울시 평균을 밑돌던 용산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8월 들어 서울시 평균을 추월하는 등 급격한 집값 상승을 보였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전용면적 60㎡는 올해 1월 15억원(22층)에 거래됐지만, 지난 10월에는 19억원(10층·13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가람아파트는 이촌동 최대 규모 리모델링 사업지로 꼽힌다.

이촌동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관망세가 짙지만,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강촌, 한가람, 코오롱 등의 투자 문의가 꾸준하다"며 "인근 아파트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후 단지의 경우 재개발, 재건축을 노리는 '몸테크'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용산은 또 강남 서초 등과 함께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한남동에 위치한 '파르크한남'이 국내 아파트 중 최고가를 써냈다.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파르크한남 전용면적 268.95㎡가 지난 13일 120억원에 팔렸다. 이전 최고가는 올해 3월 거래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 전용면적 273㎡으로, 매매가격은 115억원이었다.

용산정비창 등 지지부진…호재 많지만 단기 '관망'

지리적 장점과 함께 '용산 정비창 부지 개발사업' 등이 속도를 내면 이 지역 집값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뛰어넘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용산 정비창 부지 개발사업은 올해들어 용산의 대표적 호재로 부상했다. 지난 2007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용산역 일대에 '국제업무지구' 건립을 계획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시 취임하면서부터다. ▶관련기사: [용산정비창 개발vs임대]국제도시냐 아파트냐(12월1일)

용산역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오세훈 시장 계획대로 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서면 용산이 강남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며 "주변 노후 주거 단지부터 시작해서 용산 전체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민 전문위원은 "한남3구역 재개발이나 이촌동 리모델링 등 굵직한 정비지역들을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면 강남3구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본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불확실성이 커 관망 수요가 지배적이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주택 매매가격 상승폭이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같은 용산 지역의 호재가 이미 오랜 시간에 걸쳐 반영이 됐다는 점에선 서울 상승률을 뛰어넘는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용산정비창 부지는 개발 계획을 세운 지 10년이 넘었는데 이런 개발 호재는 이미 집값에 대부분 반영이 됐다고 본다"며 "용산의 경우 서울시 집값 평균 상승폭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 전역이 지금은 고평가 혹은 과매수 국면으로 내년 대선 전까지는 관망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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