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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집값 날씨]⑤2030 몰린 광명·안양…거품 빠질까

  • 2021.12.31(금) 06:30

교통·정비사업 호재에 연간 집값 20% 이상 ↑
과도한 급등에 대출규제까지…"조정 예상"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신안산선 등 교통 호재로 단기간 급등했던 광명·얀양의 최근 가격 상승률이 급격히 꺾였다.

두 지역은 경기도 내 2030세대들의 아파트 매수 비중이 가장 컸던 지역인데 대출규제 강화로 매수세가 줄어들었다. 수요가 줄어들자 2억원 이상 떨어진 하락거래도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내년에도 이어지며 일부 조정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2030 힘 빠지자 가격 빠지는 광명·안양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11월 광명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20.29%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안양시 아파트값 변동률은 25.04%로 집계됐다. 특히 안양시 동안구가 27.80% 상승하며 집값이 크게 올랐다.

두 지역은 서울과 인접해 있으면서 각종 호재 등으로 집값이 크게 올랐다. 광명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낸 데다가 광명시흥지구가 3기 신도시로 선정되며 집값 상승세가 커졌다. 안양은 수도권급행철도(GTX), 월곶~판교 복선전철, 신안산선 등 교통 호재 영향을 받았다.

상승세를 탔던 이들 지역은 최근들어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지난달 광명시 아파트값은 0.67% 상승하는데 그치며 올해 처음으로 0%대 상승률로 떨어졌다. 지난 8월과 9월 상승률이 3% 이상을 기록했던 안양시는 11월엔 1.1%로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요 아파트 단지 실거래가도 떨어졌다. 철산동 주공13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11억5000만원(12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으나 한 달 뒤인 9월 2억5000만원(1층) 낮은 9억원에 매매됐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해당 매물은 일시적 2주택자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집주인이 급매로 내놓으며 시세보다 낮게 거래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단지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일직동 광명역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 10월 14억7000만원(26층)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찍었으나 지난 11월 2억2000만원 줄어든 12억5000만원(4층)에 거래됐다.

안양시 동안구 향촌롯데 전용면적 59㎡는 지난 8월 최고가인 9억원(12층)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8000만원 낮은 8억2000만원(8층)에 매매됐다. 만안구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 전용면적 59㎡는 지난 8월 8억4000만원(3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고 이달 4000만원 하락한 8억원(24층)에 거래됐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들 지역은 올 한해 2030세대의 집중 매수가 이뤄진 곳들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광명시에 아파트를 구매한 2030세대는 총 1543명으로 전체의 절반(53%)을 넘어섰다. 안양시도 2030세대의 매수 비중이 47%(3136명)로 절반에 달했다.

경기도 전체 시·군 중 두 지역의 2030세대 구매 비중이 1위를 2위 나란히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2030세대의 구매 비중은 32%, 경기도에서의 비중은 37%였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두 지역은 2030세대들이 집을 많이 매수했던 지역인데 매수세가 떨어지며 집값 상승폭이 줄어들었다"며 "금리인상, 단기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 특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규제로 거래가 급감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 위주로 조정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광명과 안양 모두 개발 호재로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인데 최근 급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너무 뜨거웠나…내년에도 찬바람?

전문가들은 그동안 집값이 과도하게 상승한 만큼 일부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집값이 서울 외곽과 비슷한 수준까지 오르면서 부담이 커진 점도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시장에는 천장이 있어 더 높은 지역보다 가격이 오를수가 없는데 두 지역 너무 오버슈팅됐다"며 "내년 (이 지역) 공급물량이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 올해 광명에서 이뤄진 최고가 거래는 지난 11월 15억9000만원(16층)에 매매된 광명역써밋플레이스 전용 98㎡다. 안양시 동안구 목련9단지 전용 100㎡은 지난 10월 15억6000만원(9층)에 거래됐다.

서울에서 비슷한 면적의 매매가를 비교해 보면 관악구 최고가 거래는 지난 2월 e편한세상서울대입구 전용 114㎡ 14억9900만원(8층), 노원구 최고가 거래는 지난 9월 라이프청구신동아 전용 115㎡ 15억9000만원(6층)이었다.

여경희 수석연구원도 "내년 수도권 전체적으로 완만한 가격 상승세를 예상하지만 급등했던 지역들 위주로 상반기까지 일부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내년 사전청약 물량으로 청약 수요가 분산되면서 재고 아파트 시장의 거래량이 늘어날 여지가 없는 점도 가격 조정의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호재가 아직 다 반영이 안됐고 경기도 다른 지역 대비 가격이 많이 오른 수준은 아니어서 여전히 저평가 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시흥시의 12월 대비 11월 아파트값 변동률은 41.84%, 오산시는 47.52%, 의왕시는 36.62%, 평택시는 34.39%로 집계됐다.

광명시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신안산선, 월판선 등 아직 개통이 안됐기 때문에 호재가 아직 다 반영되지 않았다"며 "시흥, 의왕 등 다른 수도권 지역에 비해 많이 가격이 오른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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