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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표 부동산 정책, '불로소득 혁파'한다며 세금 완화?

  • 2021.12.28(화) 17:16

정부 반대에도 부동산세 완화 재차 주장
'국토세' 카드 다시 꺼내…공약 상충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일 부동산 정책 관련 언급을 쏟아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부동산세 일부를 완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가 한편으로는 강력한 규제책인 국토보유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드는 등 상충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이 후보가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과 선 긋기를 하느라 정부와 지속해 엇갈린 의견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민주당 '부동산 개혁위' 출범…"토지이익배당금제 도입"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이재명 후보 직속 '부동산개혁위원회(이하 개혁위)' 출범식을 열었다. 이 후보는 이날 조응천 의원이 대독한 선언문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부인할 수 없다"며 "부동산 개혁으로 대한민국 대전환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위는 이날 토지이익배당금제 도입과 기본주택 100만 가구를 포함한 주택 250만 가구 공급, 부동산 개발사업 불로소득 환수 등을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눈에 띄는 점은 '토지이익배당금제'다. 이는 이 후보가 당내 대선 경선 등에서 제시했던 국토보유세를 이름을 바꿔 제시한 공약이다. 현행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의 2배 수준인 연간 30조원의 세금을 걷어 인당 6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문제는 토지이익배당금이 최근 이 후보가 보유세와 양도세 등 부동산세 완화책을 지속해 언급하고 있는 것과 상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이재명 후보 홈페이지.

이 후보는 특히 개혁위 발표 하루 전인 지난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일시적 2주택 종부세 완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불합리한 종합부동산세, 억울함 없도록 개선하겠다"며 일부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완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어 "정부는 집값 폭등을 막으려고 종부세 개편을 추진했지만 섬세하지 못한 제도 설계로 억울함을 느끼는 사례가 여럿 발생하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2주택자가 된 분들은 구제해야 하고, 상속 지분으로 인해 다주택자가 된 분들의 경우 일정 기간은 1주택자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올해 불합리한 종부세 납부분을 환급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가 글을 올린 직후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도 올해 납부분부터 소급 적용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이밖에 최근 부동산 공시가격 관련 제도 재검토를 통한 보유세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일시적 유예 등 현 정부의 기조와는 다른 완화책을 줄줄이 언급하고 있다.

'부동산세 완화' 뒤 대규모 증세?…"정제된 정책 필요"

이 후보가 중도층 표심 확보를 위해 규제 완화 방안을 연일 내놓고 있지만, 대규모 증세가 필요한 국토세 정책을 폐기하지는 않아 시장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날 출범식에서도 이런 지적이 쏟아졌다.

우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가 '불로소득 혁파'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개혁위 위원장을 맡은 이상경 가천대 교수는 "정책목표와 시장목표의 관계를 살펴야 한다"며 "단기적으론 개인에게 불로소득을 남길 수 있다는 한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동산이 안정화할 수 있어 후보도 고심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일시적 2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완화' 언급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부과 대상이 아닐 수 있는데 그런 여러 경우를 추려냈던 것"이라며 "일종의 과세적 측면의 배려"라고 답변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하지만 정책 기조가 일관되지 못하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20일 선대위 회의에서 "(이 후보가) 선심을 얻기 위해 재산세를 동결한다고 이야기한다"며 "다른 한편으로 국토세를 도입해 투기 이윤을 모두 흡수한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경영과 교수)은 "조세 제도는 국민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의 예측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야 조세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며 "조세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정제된 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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