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들은 이번엔 어떤 선택을 할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운 부동산 공약 가운데 당장 관심을 끄는 것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년 배제'다. 그동안 '퇴로'가 없어 집을 팔수 없고, 매물이 돌지 않는다는 지적이 컸던 만큼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법 개정 사안으로 시행 시점과 관련해선 '변수'가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들에게 일시적으로 퇴로를 열어준 적이 있다. 지난 2019년 12·16 대책에서 2020년 6월까지 10년 이상 보유 주택에 대해 한시적으로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배제하기로 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하면서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팔 기회를 줬다.
당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컸던 상황으로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기보다 버티거나 오히려 증여를 택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2019년과 달리 2년 중과유예를 공약했다. 국민의 힘은 대선 직전인 지난 7일 이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종배 의원 대표발의)을 발의, 의지를 내보였다. 2월 18일엔 문재인 정부에서 신설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폐지하고 문 정부 이전 1세대 3주택 이상 소유자에 한해서만 중과세율 10%를 부과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발의(추경호 의원 대표발의)했다.
중과유예가 실제 시행되려면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한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민주당의 반대가 예상되지만 이재명 대선후보 역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유예를 공약했던 만큼 마냥 반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관련기사: [윤석열 시대]종부세·양도세 손본다지만…국회·지자체 첩첩산중(3월10일)
또 과거 6개월 한시유예를 했던 때처럼 우선 시행령 개정으로 시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이유로 시행시점과 유예기간엔 다소 변수가 있지만 다주택자 중과 유예는 예고된 정책이나 다름없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매물이 출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현상은 강남 등 인기지역보단 강북권 혹은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방 등에서 두드러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가격안정이 필요한 곳에선 매물이 많이 출회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이미 종부세 폭탄을 맞았던 터라 2년 정도의 기간을 주면 집을 내놓을 수 있다"면서 "새 정부에서 규제를 풀고 공급을 많이 하려는 상황인데 지난 5년 동안의 상승을 다시 기대하면서 보유하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팀장도 "2020년 중과유예 땐 10년 이상 보유 물건이라는 단서조항이 있었고 당시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아주 높안던 때여서 버티기를 택했다면 지금은 상승 기대감이 줄어든 상태여서 과거보다는 매물이 더 나올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서 상충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보유세 완화가 생각보다 크다고 느껴지면 팔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종부세 부담이 단기에 많이 줄기는 어려워 여전히 부담으로 느끼는 다주택자들이 많고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팔아서 차익실현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강남과 비강남에서 집을 갖고 있다면 비강남, 특히 많이 오른 경기·인천 등의 집을 우선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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