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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풀면 집값 잡힐까…윤석열 표 규제 완화 어쩌나

  • 2022.04.06(수) 15:11

재건축·세금·대출 완화 추진에 매물 줄고 집값 들썩
"무조건 완화, 해법 아냐…단계적 추진·속도 조절"

문재인 정부에서 급등한 집값을 잡겠다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5년 간 강화했던 부동산 규제를 대폭 풀려 하자 집값이 들썩이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놨던 공약대로 온갖 규제를 한꺼번에 완화할 경우 다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인수위 내에서도 '속도조절론'이 힘을 받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대선 이후 집값 들썩…인수위서도 속도조절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과 관련해 "수도권 같은 중요한 지역의 공급을 늘린다는 취지에서 (규제 완화를) 조속히 해야 하지만, 가격이 불안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이를 염두에 두고 체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이에 앞서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에도 "재건축 규제 완화는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속도조절론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실제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에 집값이 들썩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선 이후(3월 10일~28일)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대선 직후 신고가를 경신한 거래가 46건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149건)의 30%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상위 10곳의 경우 평균 6억 8000만원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강남구와 서초구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부동산R114에 따르면 실제 서울에서 재건축 아파트가 집값 상승을 이끄는 모습이다. 지난 4월 1일 기준 서울의 일반 아파트 가격은 2주째 보합세에 머물렀지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경우 전주보다 0.05% 뛰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도심에서의 공급 확대를 위한 정비사업 규제완화 가능성에 서울 주요 재건축은 물론 1기 신도시도 상승 기대감이 더 커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완화 만능 아냐…마스터플랜 내놔야"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인수위가 규제 완화책과 더불어 집값을 안정화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내놓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연장·확대하는 방안이나 조합원지위양도 금지 시점을 안전진단 통과 직후로 앞당기는 등이다.

인수위 역시 지난달 30일 "시장정상화 과정에서 세제·대출·재건축 규제 완화 등이 단기적 시장불안 요인이 되지 않도록 금리 추이 등 거시경제 여건변화와 주택공급·멸실 등 수급 변수를 감안한 면밀한 이행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의 후보 시절 공약대로 모든 규제를 한꺼번에 완화할 경우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별 규제를 하나하나 완화하는 데에만 힘쓰기보다는 큰 틀의 명확한 계획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인수위가 문재인 정부와 반대 방향으로만 가려하다 보니 보유세도, 양도세도 완화하겠다고 하는 등 다소 무분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중장기 공급 대책이나 큰 틀의 조세 체계 등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서 내놔야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시장은 규제 완화를 하는 순간 집값이 다시 오를 거라는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를 하더라도 강남보다는 집값 상승이 덜할 만한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하는 등 마스터플랜을 짜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규제 완화가 무조건 만능은 아니기 때문에 완화를 하더라도 순서를 정해서 속도 조절을 해야 시장의 과도한 집값 상승 기대감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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