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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들이 '임대차3법'을 대하는 자세

  • 2022.04.18(월) 16:56

인수위, 임대차3법 손질…여야 충돌 예고
김상조·박주민 이어 한동훈도…'내로남불'?
같은 임차인이지만 갱신 아닌 신규계약?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은 정부가 지난 2020년 7월 이후 차례로 시행한 법입니다. 국회에서 논의하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법이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임대차3법 전면 재검토를 공약한 바 있는데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시 이 법들을 "현 정부의 대표적인 부동산 실패 사례"라고 지적하며 전면 재검토를 예고했습니다. ▶관련 기사: '공포의 8월'…임대차3법, 얼마나 손댈까(3월 30일)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다만 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 통과가 필수인데 새 정부에서는 여소야대라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를 막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향후 여야 갈등의 새로운 뇌관이 될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임대차3법은 세입자 방어권 강화라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여러 부작용들이 지적돼 왔습니다. 집주인들은 이 법으로 지난 2년간 임대료를 5% 이내에서 올려야 했는데요. 법 시행 2년이 되는 오는 7월 이후에는 그간의 가격 인상을 한 번에 끌어올릴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여기에 더해 집주인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경우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든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고요. 이에 따라 조만간 '대란'이 올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시장이 '혼란'해진 사례는 수두룩합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이 적용된 계약과 신규 계약가 차이가 많게는 두 배 이상 벌어지는 등 '이중 가격 현상'이 심화했다는 점도 대표적인 시장 왜곡 현상으로 꼽힙니다.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리는 대신 관리비를 크게 인상하는 '꼼수'가 나타나기도 했고요. ▶관련 기사:어제의 5억 오늘은 10억되는 '요상한 전세시장'(1월 12일)

이런 와중에 여권 인사들이 임대료를 크게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우 임대차 3법 시행 직전에 전세 보증금을 대폭 올린 점이 논란이 돼 경질된 바 있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자신이 소유한 아파트 임대료를 법 통과 직전에 상당폭 인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렀습니다. 김 전 실장과 박 의원은 특히 임대차 3법을 만들고 국회를 통과하는데 주도적이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여론이 크게 악화했는데요.

최근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한 박 의원은 당시 임대료 인상이 갱신 계약이 아니라 신규 계약이었기 때문에 임대차 3법을 위반한 게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을 했는데요. 하지만 법 위반은 아니더라도 법 취지와 다른 행보 아니냐는 부정적인 여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를 깨뜨렸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법을 만든 이들이 법 취지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인데요. 이에 따라 새 정부는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법 개정을 추진하리라는 전망이었습니다.

하지만 변수가 생긴 듯합니다. 새 정부 첫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된 한동훈 후보자가 전세금을 크게 올렸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한동훈(가운데)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장관 내정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홈페이지.

한 후보자는 본인·배우자 명의의 삼풍아파트 전세금을 1년 만에 43% 높여 받았는데요. 이에 대해 한 후보자 측은 임차인의 의사에 따라 (갱신계약이 아니라)새로 계약을 체결했고, 시세에 따라 보증금을 정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기존 임차인이 계약 종료 후 먼저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 다시 계약했다는 건데요. 결국 법적으로는 '신규 계약'이니 '5%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김 전 실장과 박 의원이 초래했던 논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합니다. 법을 어긴 건 아니겠지만, 법 취지와 다른 '꼼수'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부 집주인들이 지난 2년간 임대차법을 피하기 위해 활용했던 수법과 다르지 않죠.

게다가 한 후보자가 현재 전세 거주 중인 아파트 보증금은 정확히 5% 올랐다고 하는데요. 이는 그간 여당에 족쇄가 됐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고요.

그렇다면 이 '사례'는 앞으로 새 정부가 임대차 3법 개정을 추진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일각에서는 임대차 3법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법을 더욱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혹여 이런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게 되는 건 아닐까요.

조만간 열릴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쟁점 중 하나가 될 전망입니다. 한 후보자가 과연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 또 여론은 어떤 판단을 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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