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움직임에 우려를 표했다. 대통령 선거가 있던 3월 이후 시장에서 규제 완화와 개발 기대감으로 불안 심리가 재 확산하고 있다며 최근의 가격 하향 안정세 흐름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 시장 흐름과 관련, "큰 틀의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하향의 폭과 속도가 주춤해지고 있다"며 "일부 지역은 상승세로 전환되는 등 3월 이전과는 다소 다른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시장 안정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대선 이후에는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 등으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홍 부총리는 "정책적・구조적 가격 안정 여건이 강화되면서 아직 매매 시장에서 추세적 가격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3월 들어 규제 완화 및 개발 기대감으로 강남 4구 가격이 먼저 반등하고 서울도 보합으로 전환되는 등 불안 심리가 재 확산되는 조짐"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은 시장 수급과 심리 요인, 투기 수요, 정책 요인 등 다양한 요인들이 서로 복합 작용하는 시장인 만큼 이러한 요인들을 진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그간의 오름폭을 감안하면 특히 시장 하향 안정세 흐름 속에 관리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5년 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아쉬운 점과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부는 공급 확대와 실수요 보호, 투기 억제라는 3대 원칙 하에 부동산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며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으로 연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다만 일각에서 5년 간 부동산 대책이 28번이었다고 지적하나, 종합 대책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그 절반 수준으로 나머지는 후속 대책 성격"이라며 "아울러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대책에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 간 입주 물량은 연평균 52만 3000 가구 수준으로, 과거보다 많았다는 설명이다.
홍 부총리는 다만 "지난 2020년 이후 입주 여건의 일시 위축 우려가 지속 제기된 점은 무겁게 받아들였다"며 "이에 따라 2.4 대책 등 대규모 물량을 추가 보강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현 정부 대책 이행만으로도 2025년 이후 주택 공급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대차 3법과 관련해서는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신규 전세가 불안 등 일부 문제도 제기돼 정책적 보완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며 "차기 정부가 문제점을 추가 보완해 제도 안착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어렵게 형성된 부동산 시장의 하향 안정화 흐름이 유지·확산되도록 하는 것이 절대 중요하다"며 "차기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 기반 하에서 필요한 제도 변화를 모색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