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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긴장' 발표 미루는 인수위, 신중일까 혼란일까

  • 2022.04.19(화) 12:03

대책 발표 인사청문회 이후…인수위 "혼란 막아야"
대책 공백기 지속…시장 불확실성 확대 우려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부동산 관련 대책 발표 시점을 연기했다. 인수위원회 주요 인사들이 부동산 관련 대책 소관 부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인사청문회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미 규제 완화 중심의 새 정부 부동산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책 발표 시점이 늦어지면 시장 불확실성이 갈수록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새 정부 1순위 부동산인데…발표는 후순위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부동산 관련 정책발표 시점은 상당기간 늦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인수위는 2차 국정과제 선정을 마무리하는 18일 이후부터 구체적인 정책 그림을 공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 역시 18일 진행한 간담회에서 "2차 국정과제 정리가 끝나 앞으로 적극적으로 각 분과별로 민생 현안과 직접 관련된 부분들은 발표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책에서 부동산은 빠졌다. 부동산TF에서 주택 공급과 세제, 대출 등 주요 정책에 대한 정리가 상당수 마무리됐음에도 국민에게 공개하는 시점은 미루겠다는 의미다.

이는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해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인수위 설명이다. 특히 부동산 세제와 대출, 주택 공급 등의 소관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인수위 입장에선 부담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현재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추경호)와 기획위원장(원희룡) 등을 맡고 있다. 이들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새 정부 정책에 대한 소신과 정견이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보다 먼저 인수위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경우 시장에 중복‧수정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게 인수위측 설명이다.

원일희 수석부대변인은 "인수위 부동산TF가 정리한 정책은 새 정부가 종합해 최종적으로 발표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줘서 혼선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원동력이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민생'을 강조하는 만큼 부동산 정책은 가장 높은 관심 사안으로 최우선 순위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 발표에선 후순위로 밀린 셈이다. 

이미 혼란한 시장…정책 공백기 어쩌나

인수위 우려처럼 현재 부동산 시장은 관련 인사들의 말 한마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이다. 특히 새 정부 주요 공약인 정비사업 규제 완화, 유주택자 보유세 부담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값 불안이 다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련기사: 이번에도?…강남 집값 상승세, 서울·수도권으로 확산하나(4월16일)

이같은 상황에서 인수위 부동산 대책 발표 시점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것은 인수위 계산과 달리 오히려 시장 불안을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인수위 공약 발표 시점이 주요 인사들의 인사청문회 이후가 될지, 새 정부 출범 후가 될지 등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책은 시장에 명확한 메시지를 줘서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하는데 발표를 미루기만 하면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며 "매도 매수자 등은 방향을 잡지 못해 발표 시점까지 우왕좌왕하고 거래가 잠기는 현상이 지속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호가로 반영되고 있어 정책 발표를 통해 이를 잡아줄 필요가 있다"며 "발표를 미루겠다는 것은 시장 반응을 보고 대응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정책을 공약할 때는 명확한 메시지를 줬다가 막상 정책을 만들 때는 그렇지 못하다면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명확한 대책을 발 빠르게 발표해야 시장 혼란을 잠재울 수 있다"며 "특히 지방선거도 앞두고 있다보니 발표가 너무 미뤄지면 정치적 접근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설익은 대책을 발표하기보다 인수위의 신중론이 낫다는 목소리도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부동산 정책은 여러 부처 조율이 필요한 만큼 산발적으로 발표해 혼선을 겪는 것보다 제대로 된 한 목소리 정책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시간이 걸려도 완전한 대책을 만든 후 발표하는 게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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