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말이면 임대차 3법을 시행한 지 2년이 된다.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세입자들은 전세 만기가 도래하면서 전세가 얼마나 오를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서울에서 2년 계약갱신청구권과 5% 가격 상한제를 적용해 재계약한 아파트를 다시 계약하기 위해서는 약 1억2000만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세입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020년 7월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이 집값을 5% 안쪽으로 잡아둔 2년 사이 전셋값이 평균 20%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의 가구당 평균 전셋값은 4억79만원이다. 임대차법 시행 때 3억997만원보다 9000만원 상승했다.
당시 전셋값 수준에서 상한제 5%를 적용해 재계약한 경우라면 올해 계약 시 더 내야 할 전세 보증금이 평균 7500만원에 이른다. 이 격차를 지역별로 계산하면 서울은 평균 1억2650만원이 더 필요하다.
경기도는 8971만원, 인천은 7253만원, 대전은 5346만원, 세종은 5186만원, 부산은 4683만원, 충남은 3910만원, 경남은 3635만원, 충북은 3527만원이 추가로 든다. 서울과 경기도 내에서도 전세 수요가 몰리는 지역은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정부의 대출규제로 전세대출을 받는 게 어려워지면서 전세보다 월세를 찾는 현상도 많아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2만1091건으로 전년동기 1만6454건 대비 28.2% 늘었다. 2020년 1분기 월세 거래량이 1만4793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를 예로 들면 이렇다. 2018년 말 당시 전용 84㎡ 전세 보증금은 6억 원대에 형성됐다. 2년 뒤 재계약 시점이 됐을 땐 계약갱신청구권(2년+2년)과 전월세상한제(5%)를 골자로 한 임대차법 시행으로 3000만 원 정도만 올려 계약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에는 계약만료시 보증금을 집주인 요구대로 올려줄 수밖에 없는데 최근 전세 시세는 12억 원까지 치솟았다. 계속 살려면 5억 원 이상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헬리오 시티 상가에 입주한 부동산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이 끝나기만 기다리는 집주인들이 많다"라며 "적게는 3억원, 많게는 5억원을 대출받아 보증금을 올려주거나 오른 보증금 만큼 월세를 추가로 내야 하는 반전세로 재계약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단기 대책으로 집주인의 실거주의무 완화 카드를 꺼냈다.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면 집주인이 전세로 내놓을 수 있게 돼 전세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착안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적용하는 6개월 내 전입 의무 완화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임대차 3법의 개선책도 구상 중이다. 지난 23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임대차3법 장단기 대책을 오는 6월까지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총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