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리를 더욱 공격적으로 올릴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제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넘어선 '울트라스텝'(1.0% 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데요.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역시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금리 공포'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부동산 시장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집값의 바닥이 보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듯합니다.
노원·도봉 집값 뚝뚝…송파구 낙폭도 확대 지속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1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6% 하락했습니다. 지난주(-0.17%)에는 2012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한 바 있는데요. 그보다는 낙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가파른 흐름입니다.
수도권의 경우 -0.20%를 기록했고요. 지방도 -0.13%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 집값도 -0.16%로 16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2년 12월 -0.17%를 기록한 이래 9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입니다.
특히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값이 빠르게 내려앉고 있는데요. 도봉구의 경우 -0.31%로 더욱 낙폭을 키우며 이번주 서울에서 가장 많이 하락한 지역이 됐습니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가 -0.18%를 기록하며 낙폭을 지속해 키워가고 있습니다.
부동산원은 "추가 금리인상 우려 등으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로 매수 움직임이 줄어들었다"며 "급매물 위주 간헐적 거래와 매물 가격 하향 조정이 지속하며 하락 폭이 확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울트라스텝' 전망…한은 보조 맞출까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금리 인상을 꼽고 있는데요. 금리 인상 속도가 잦아들기 전까지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리 인상이 잦아들기는커녕 더욱 가팔라질 기세입니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내주 20~21일(현지 시간)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시 한번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릴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번에는 자이언트스텝을 넘어 울트라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연준이 혹여 자이언트스텝을 선택하더라도 3연속 조치라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경우 한국은행 역시 가파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미국이 실제로 금리를 1%포인트 올리면 3.5%로 올라서게 돼 한국(2.5%)보다 1%포인트나 높아집니다. 외국 자본 이탈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 역시 인상 속도를 높일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얼어붙은 부동산…규제 완화 '촉각'
이처럼 전 세계적인 통화 긴축 행보가 이어지면서 경기침체 우려 역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요. 국내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리 공포'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우선 집을 사려는 사람이 자취를 감추면서 '거래 절벽'을 넘어선 '거래 실종'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위축한 모습입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내놓은 '2022년 8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89.9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국토연구원이 통계를 집계한 2011년 3월 이래 최저치입니다.
국토연구원은 소비심리지수를 토대로 부동산 시장 상황을 상승(115 이상)과 보합(95∼115 미만), 하강(95 미만)의 3개 국면으로 구분하는데요. 이제 시장은 명확히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하자 시장에서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에 속도를 붙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시장 경착륙을 완화하는 방안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이달 중 발표하기로 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안과 함께 조만간 부동산 규제지역 지정 해제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점쳐지는데요. 정부 정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입니다. ▶관련 기사: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로 '세제·대출 완화' 퍼즐 풀까(9월 14일)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 시장을 옥죄고 있는 금리 인상 이슈가 올해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 정책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내 집 마련 수요가 단기간 내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하반기의 주택 거래량이 더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최근 1~2년 사이 상승 폭을 높였던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들이 지속해 출현할 전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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