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시장이 역대급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사상 최대 폭 하락 기록을 쓰고 있는데요. 지난주 전국 아파트값에 이어 이번에는 수도권 집값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이 떨어졌습니다.
서울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새집조차 안 팔리기는 분위기인데요. 미분양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정부가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책을 줄줄이 내놓고 있는데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바닥 안 보이는 '도봉·노원구' 하락세 더 가팔라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 하락했습니다. 다시 한번 한국부동산원이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지며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번에는 수도권 집값 역시 0.25% 떨어지며 역대 최대 하락 폭 기록을 썼습니다.
지방 아파트도 -0.16%로 전주(-0.15%)보다 하락 폭이 더욱 커졌습니다. 정부가 지난달 21일 지방을 중심으로 규제 지역을 대폭 풀었지만 시장의 영향은 없어 보입니다.
서울에서도 하락세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25개 자치구 아파트값이 일제히 하락했는데요. 지난 8월 셋째 주 이후 7주 연속입니다.
특히 서울 외곽의 집값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도봉구(-0.32%)와 노원구(-0.33%)의 하락 폭이 전주보다 더욱 커졌습니다. 강남권에서도 송파구(-0.23%)의 하락세가 더 가팔라졌고요.
부동산원은 "금리인상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확대 중인 가운데 주요 단지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인 하락 거래 발생하며 하락 폭 확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악성 미분양 증가…규제 완화 '무용지물'
부동산 시장 침체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새집에 대한 수요도 확연하게 위축하고 있는데요. 미분양 주택이 지속해 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 수는 총 3만 2722가구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말 미분양 주택은 1만 7710가구였는데 증가 속도가 가파릅니다.
특히 수요가 높은 서울 역시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8월 서울 미분양은 610가구로 전달(592가구)보다 3% 증가했습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역시 188가구를 기록하며 전달보다 24.5% 늘었고요.
최근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줄줄이 내놓고 있는데요. 지난주 규제 지역 해제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완화 방안을 내놨습니다. ▶관련 기사: 부담 줄었지만…하락장에 재건축 활성화 '미지수'(9월 29일)
이번 방안으로 서울의 경우 예정 부담금이 통보된 단지 28곳 중 5곳이 면제되는 등 부담이 줄어들게 되는데요. 하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우선 서울 강남권 등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에도 부담이 여전할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지난 규제지역 해제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중심부보다는 지방 위주의 완화를 해줬다는 평가입니다.
더욱이 시점 상으로도 정부의 규제 완화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했기 때문입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기는 하지만 재초환은 법률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장기간 계류될 가능성이 높다"며 "여기에 더해 급격한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고, 경기 침체 우려가 깊어져 이번 방안이 주택 시장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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