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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부잡]이젠 세입자가 월세를 받는다고요?

  • 2022.10.24(월) 06:30

전셋값 하락에 보증금 돌려주기 어려워
집주인이 세입자에 월세 혹은 대출이자도
곳곳에서 '세입자 모시기'…"한동안 지속"

한동안 전셋값 하락으로 '역전세', '깡통전세' 등의 매물이 속출했는데요. 이젠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가 월세를 받는 기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다 돌려주지 못해 나머지 차액을 월세로 주는 '역월세' 얘기인데요. 지속되는 전셋값 하락세에 임대차 시장의 혼란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입니다.

집주인 "대출 이자 내줄테니 계속 살아주세요"

역월세는 말 그대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월세를 받는 게 아니라 되돌려주는 현상을 말합니다. 통상 전세 계약을 연장하거나 급하게 세입자를 구할 때 집주인이 쓰는 '최후의 방법'인데요.

보통 전세 계약이 끝나면 집주인은 새로운 세입자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을 기존 세입자에게 주곤 하는데요. 최근 전셋값이 급락하면서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가 어려워지면서 역월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기준금리가 총 1.5%포인트 급등하며 대출 금리 부담이 커지자 주택 매수 수요뿐만 아니라 전세 수요까지 꺾이면서 전셋값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1177만원으로 지난해 12월 3억1953만원 이후 매월 내리막길을 타고 있습니다. 

이에 전세 세입자가 '귀한 몸'이 됐는데요. 마음이 급해진 집주인들은 인근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급전세'를 내놓으며 세입자 모시기에 한창입니다. 

여기에 '갭투자' 등으로 전세보증금 차액을 돌려줄 여력이 없는 집주인들은 '특전'까지 내걸었는데요.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를 보면 '전세 계약하면 매월 25만원씩 주겠다'고 역월세를 제안하거나 임대인이 매월 특정 금액을 관리비, 대출이자 명목상 지원하겠다는 글들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가령 전세 계약 당시 6억원이었던 전셋값이 만기 시점에 시세 5억원으로 떨어진 경우 새로운 세입자를 얻는다고 해도 기존 세입자에게 줄 돈(1억원)이 부족해지는데요. 

집주인이 현금 여력이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산 경우 등은 추가 대출을 받지 못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힘든 상황이죠. 더군다나 전세 수요가 없어서 새 세입자를 얻는 것도 힘들고요.

결국 기존 세입자에게 계약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대출 이자 등을 지원해주겠다고 하거나 역월세 등으로 새 세입자를 유치하게 된 건데요. 

이는 이주를 앞둔 재건축 단지에서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새 세입자를 받기 어렵고 입주 물량 부담으로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이처럼 특수한 현상이었던 역월세가 임대차 시장에서 적지 않게 눈에 띕니다.
서울도 역전세…전셋값 하락 언제까지?

현재 역월세 현상은 세종, 대구 등 아파트 입주 물량이 몰린 지방 대도시권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전셋값 하락이 지속되면 향후 수도권까지 번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미 수도권 임대차 시장도 전셋값 하락 여파에 신음하고 있는데요. 

집값이 급락하면서 전셋값과 매맷값이 비슷해지거나 오히려 전셋값이 높아지는 '역전세'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3주(1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변동률은 전주(-0.22%)보다 낙폭이 커진 -0.27%를 기록했는데요. 5월 마지막주부터 21주째 내림세이자 지난 2012년 6월11일(-0.36%) 조사 이후 약 10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입니다. 

올 들어 기준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등에 따라 주택 매수 심리가 급격히 식어간 탓인데요.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전셋값도 부담이 되자 전세 마저 지고 월세로 몰렸습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확정일자 기준 월세 건수는 총 107만3412건으로 처음으로 100만건을 넘었는데요. 같은 기간 전세 계약은 101만1172건으로 지난 2010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으로 월세에 추월당했습니다. 

반대로 전세는 점점 찾는 이가 줄고 있는데요.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동향(0~200 사이, 0에 가까울수록 공급 우위)은 83.1로 지난해 12월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진 94.7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요.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4만5864건으로 전월 20일(3만7497건)보다 한 달 만에 22.3% 늘었습니다.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는 건데요. 

이에 '급전세', '급급전세'가 속속 나오고요. 일부 집주인들은 입주 청소, 이사 비용 등 뿐만 아니라 명품 가방 등을 경품으로 내걸며 세입자를 유치할 정도인데요.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될수록 이같은 현상은 더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 만기가 돌아올 계약들이 많이 남았고 갈수록 전셋값이 떨어지는 추세라 역전세 발생 지역이 점점 늘어나고 이같은 기현상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도 "금리가 3.5% 정도까지 오르면 그 다음부터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월세가 지나치게 오르게 되면 다시 전세 수요가 돌아올 수도 있다"며 "내년 하반기쯤엔 이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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