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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사망에 탈선사고까지…멈춰있는 코레일

  • 2022.11.07(월) 11:09

3일 중대재해 예방대책 직후 또 사고
5~6일 근로자 사망·탈선 사고 잇달아
용산·영등포역 무정차…16시쯤 정상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철도 안전과 관련한 중대재해 예방책을 내놓은 지 이틀 만에 중대 사고가 연달아 발생해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오봉역에서 일하던 역무원이 차량 정리 작업 중 사고를 당해 사망한 데 이어 6일엔 영등포역 인근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해 승객 35명이 다치는 사고가 벌어졌다. 

탈선 사고로 인해 일부 KTX와 일반열차의 운행구간이 단축되거나 출발역이 변경되는 등 열차 운행에 심각한 차질이 생겼다. 코레일은 7일 오후 4시는 돼야 운행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영등포·용산역 무정차…오후 4시께 정상화

7일 국토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전일 오후 8시52분쯤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열차는 오후 8시45분 용산에서 출발해 종점인 익산(0시26분 도착 예정)까지 가는 열차로, 영등포역으로 진입하던 중 기관차를 제외한 6량(객차 5량·발전차)이 선로를 이탈했다.

이 사고로 탑승한 승객 275명 중 35명이 다쳐 2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15명은 귀가했다. 

열차 운행에도 차질이 생겼다. 경부선과 호남선을 운행하는 KTX와 ITX 등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지하철 1호선 노량진~영등포역 구간 양방향 운행도 중지됐다. 

1호선 운행은 오후 9시40분쯤 재개됐고, 복구 작업은 열차 운행이 대부분 종료된 7일 오전 3시부터 시작됐다. 

코레일은 긴급 대응팀을 투입해 복구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열차 이동 작업이 완료되면 선로·전차선을 복구하고 이후 시설물 점검과 시험운행을 거쳐 선로의 정상여부를 판단한 뒤 열차운행이 재개될 예정이다. 

이날 첫차부터 오전 9시까지 KTX 15편, 일반열차 10편 등 25편의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KTX 6편, 일반열차 4편 등 10편은 운행 구간이 단축되거나 출발역이 바뀌었다. 

오전 9시~오후 1시 시간대도 KTX 27편, 일반열차 17편 등 44편의 열차 운행을 중지하고 KTX 19편, 일반열차 27편 등 46편의 열차는 운행 구간을 단축하거나 출발역을 바꾸기로 했다. 

용산역과 영등포역에는 사고가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KTX와 일반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코레일은 이날 오후 1시 정상운행을 목표로 복구 작업을 진행했으나 복구가 어려워 오후 4시께 정상화를 예상하고 있다. 

사고 원인도 파악 중이다. 국토부는 철도안전정책관, 철도안전감독관, 철도경찰, 사고조사반을 현장에 투입하고 철도재난상황반을 구성해 사고수습에 나섰다.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이 지난 6일 오후 11시20분 대전 철도공사 본사에서 국토부, 코레일이 참여하는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철도공사로부터 사고현황 및 대책을 보고받고 있다./국토교통부

중대재해 잇달아…원희룡 "하나부터 열까지 바꿔야"

열차 탈선 사고는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지난 1월 대전~김천구미를 운행 중이던 경부고속선KTX-산천 열차가 궤도를 이탈하며 탈선해 승객 7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고, 7월엔 대전조차장을 통과하던 SRT 제338 열차가 탈선하면서 사고열차 승객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중대재해인 근로자 사망 사고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 영등포역 탈선 사고가 일어나기 바로 전날인 5일엔 오후 8시20분쯤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구내회 양회(시멘트) 선에서 차량 정리 작업 중이던 역무원 33세 남성이 화차에 접촉돼 사망했다. 

올해 1월27일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코레일 사업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 이번에 네 번째다.

3월엔 대전시 소재 열차 검수고에서 직원이 객차 하부와 레일 사이에 끼여 숨졌고 7월엔 경의중앙선 중랑역 승강장 배수로를 점검하던 노동자가 열차에 부딪혀 사망했다. 지난달엔 고양시 정발산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노동자가 운행 중인 열차에 부딪혀 병원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오봉역은 국내에서 철도물류 처리량이 가장 많은 물류역으로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을 둔 사업장이어서 중대재해법이 적용된다.

현재 고용노동부와 철도특별사법 경찰대에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코레일은 긴급 안전조치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지난 3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주재한 '철도안전 비상대책회의'에서 중대재해 예방 대책을 내놓은 지 이틀 만에 연이어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원희룡 장관은 해외출장 차 출국, 사우디 체류 중에 이 사건을 보고 받고 "승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하면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철도공사는 이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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