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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맨' 한문희 신임사장, 코레일 수장 잔혹사 끊을까

  • 2023.07.25(화) 06:30

한문희 코레일 사장 24일 취임
"안전 최우선의 전방위 혁신" 포부
경영실적·철도쪼개기 등 과제 산적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수장 잔혹사'로 유명하다. 지난 18년간 10명의 사장을 거치는 동안 임기(3년)를 채운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리다. 

특히 두 명의 전임 사장이 물러나게 된 '안전 사고' 문제부터 경영 실적 악화, 철도노조와의 갈등 등 오랜 기간 풀리지 않는 숙제도 산더미다. 더는 물러설 곳 없는 코레일에 '철도맨' 한문희 사장이 등판했다. 과연 '한문희호(號)'에서 각종 걱정거리를 하차시킬 수 있을까.  

한문희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신임 사장./그래픽=비즈워치

'철도맨' 첫 과제는? "안전 최우선"

한문희(60) 전 부산교통공사 사장이 24일 제11대 코레일 사장에 임명돼 이날부터 2026년 7월23일까지 3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이로써 코레일은 나희승 전 사장이 지난 2월 해임된 지 5개월 만에 수장 공백을 메우게 됐다.

나 전 사장이 잇단 철도 사고로 임기를 1년8개월 남기고 사임한 만큼, 한 신임 사장의 중차대한 과제는 '안전'으로 꼽힌다. 

한 사장은 이날 취임 일성으로 "안전 최우선의 전방위 혁신으로 국민이 신뢰하는 철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코레일은 대전 조차장 SRT 탈선사고, 오봉역 코레일 직원 사망 사고,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사고,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등 안전 사고가 끊이질 않자 사회적으로 눈총을 받아 왔다. 

이런 상황에서 등판한 '철도 전문가' 한 사장에 기대가 따르는 이유다.  

한 신임 사장은 철도고를 졸업하고 철도청에 재직 중 1993년 제37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코레일에서 비서·혁신·비전경영실장, 기획조정실장, 서울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후 의왕 ICD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2021년 11월부터 부산교통공사 사장으로 활동하다 지난 5월 코레일 사장에 지원하면서 사의를 표했다. 40년가량 철도 분야에 몸담은 만큼 업무 이해도가 높은 그가 코레일이 처한 위기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사장은 "최근의 철도 사고는 국민이 코레일의 실력을 미덥지 않게 생각하는, 우리가 당면한 위기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안전을 중심으로 제도와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주요 경영방향으로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조직 역량 총력 집중 △강도 높은 경영개선을 통한 재정건전화 및 지속가능한 시스템 구축 △디지털 중심의 고객 서비스 혁신 △미래 핵심역량 구축 △활기차고 자긍심 넘치는 직장 구현 등을 제시했다.

코레일 영업이익 및 부채비율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코레일 '수장 잔혹사' 끊을 수 있을까

경영실적 개선도 시급한 숙제다. 

코레일은 SR 출범 직후인 2017년부터 적자 행렬을 이어오고 있다. 2018년만 해도 영업손실이 339억원이었으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1조2114억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2021년 8881억원 손실, 2022년 3970억원 손실로 빠르게 손실을 거둬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가 심한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2022년 222.59%로 최근 5년들어 가장 적게 내려갔지만 역시 높은 수준이다. 

이보다 더 저조한 건 공공기관 경영평가(기획재정부) 결과다. 코레일은 공기업 중 유일하게 '아주 미흡'(E) 등급으로 2년 연속 최하 등급을 받았다.  

재무 실적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등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 것에 대해 낮은 점수를 얻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오봉역 사망사고 등 3건의 철도 사고에 대해 코레일에 과징금 18억원을 부과한 이후, 4월에도 철도 작업자 사망사고 2건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역대 최고 금액인 19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같은 안전 사고, 재무 실적 등은 '수장 잔혹사'에 등장하는 단골 사유이기도 하다. 1~7대 사장까지는 개인 비리, 정권 교체, 총선 출마 등의 이유로 사임했다면 8~10대 사장은 안전사고 및 공기업 평가 저조로 옷을 벗었다. 

철도 노조와의 소통도 과제 보인다. 철도노조는 지난 8일부터 국토부의 철도 쪼개기 민영화 추진, SR의 부당 특혜 등을 규탄하기 위해 준법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특히 코레일이 담당하고 있는 유지보수 및 관제 업무를 건설 주체인 국가철도공단에 넘기는 것을 두고 철도공단(찬성)과 철도노조(반대) 간 입장 차이가 명확, 어떤 결론이 나든 파장이 클 전망이다.

이번 사장 공모 과정에서 임원추천위원회 평가 결과가 외부로 유출된 것에 대한 '내부기강 해이' 문제도 있다. 

원 장관은 이를 겨냥한듯 "최근 내부 인사정보 유출 등 조직 전반에 걸친 기강 해이를 바로잡고, 현 정부 국정철학을 담아 사적인 연고에 기반한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혁파할 것"을 지시하면서 "인사와 조직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견제와 균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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