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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칠라…건설업 우려 속 검단 사고까지

  • 2023.07.11(화) 06:30

올해 건설사 신용등급 줄줄이 하향…"PF·미분양 불안"
GS건설 검단 사고로 위기감 고조…"경영전반 위험요인 부각"

국내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완화하면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신용평가사들은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분양과 원가 부담 등 비우호적 환경이 지속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산업의 전반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일부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GS건설의 인천 검단 주차자 붕괴 사고로 위기감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안전사고의 경우 당장의 비용 증가는 물론 자칫 관련 기업 전반의 위험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한 속에서 신용도까지 하락할 경우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건설업 '수익성·재무환경' 악화 지속 전망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올해 건설업 정기평가 결과와 하반기 전망을 잇달아 내놨다. 이를 종합하면 올해 건설산업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분양 실적과 재무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며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이어질 거라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원자잿값 인상 등에 따른 원가 부담의 영향이다.

한국기업평가는 "기착공 물량 등으로 외형은 지난해보다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높은 원자재가와 인건비 부담, 저조한 분양 경기에 따른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유사하거나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건자재 가격이 인상되기 이전에 착공된 현장들이 일단락되고, 인상된 건자재 가격이 적용되는 신규 현장들의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단기적인 영업수익성은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그래픽=비즈워치.

아울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으로 재무 환경도 쉽게 나아지지 않을 거라고 진단했다. 수익성 악화와 미분양의 영향으로 재무 부담이 지속하는 가운데 일부 중소 건설사들의 경우 자금 조달이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건설사들의 차입 부담은 지난해 이후 PF우발 채무 대응을 위한 자금 소요와 공사미수금 등 운전 자금 증가의 영향으로 크게 확대됐다"며 "저하된 수익성과 분양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영업 실적과 재무 안정성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 가격 하락이 지속하고 여전히 과중한 미분양 부담 수준 등을 감안하면 PF차입금의 차환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보유 유동성 대비 PF우발 채무가 과다한 건설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상반기 일부 건설사들의 신용평가 등급을 내리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과 한신공영의 신용등급을 각각 하향 조정했고, 나이스신용평가의 경우 태영건설의 장기신용등급을 하향했다.

"안전사고 이슈, 경영 전반 위험 요인 부각"

이처럼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한 가운데 최근 인천 검단 등에서 벌어진 안전사고는 기업에 더욱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재무 여건이 안정적인 기업이라도 요즘처럼 시장이 침체한 환경에서는 더욱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조사 결과와 관련, 당장의 비용 부담뿐만 아니라 향후 영업과 재무적 파급 영향 등을 살펴보겠다는 리포트를 내놨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GS건설의 재무 안정성과 영업이익 창출력 등을 감안하면 이번 사고에 대한 대응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대외신인도 하락 등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해 부동산 PF 차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도 "GS건설의 현금성 자산 등을 감안하면 유동성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평판 리스크 확대는 자본 시장 접근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단기 자금 시장에서 PF 우발 채무의 차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별 건설 수주액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따라 이런 안전 사고나 정부 규제 등 업체들의 사업 기반에 근본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게 관건이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기사: 국토부, GS건설 1천여곳 재점검…업계, 불신 번질라 대응 분주(7월 7일)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지난해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고 이후 부실 시공과 중대 재해 등 건설사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고 규제 관련 리스크도 점증하고 있다"며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와 정부 규제 변화는 관련 업체들의 사업 기반에 근본적인 변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주 경쟁력과 자본 시장 접근성 저하 등이 경영 전반의 위험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어 제반 사건들의 진행 상황과 최종 결과,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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