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청약통장, 왜들 그리 빠져 있어?
3. 있었는데요 계속 있습니다(feat.토허제)
영끌 절망편: 임의경매
'임의 경매'가 11년 만에 최고치 경신을 넘보고 있어요. 임의 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석 달 이상 갚지 못했을 때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를 말하는데요.
20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국 토지·건물·집합건물 등 부동산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12만9703건으로 집계됐어요. 아직 12월 한 달이 남았지만 이미 2013년(연간 누적 14만8701건) 이후 최대 규모죠.
임의 경매는 통상 은행 등 금융기관이 채권자일 때 활용되는 경매예요.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 대출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해 집을 샀다가 이자를 감당 못한 이들이 속속 백기를 든 것으로 풀이돼요.
실제로 집값 급등기였던 2021~2022년만 해도 임의 경매 신청 건수는 6만건대였어요. 그러나 고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을 거치며 2023년 10만5614건으로 전년 대비 61% 급증했고요. 올해 역시 11월까지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죠.
특히 올해 1~11월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대부분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집합상가 등) 임의경매 신청 건수는 5만185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는데요. 내 집 마련에 들떴던 영끌족들의 한숨 소리가 들리네요. 휴.청약통장, 왜들 그리 빠져 있어?
주택 청약통장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고 있어요. 가뜩이나 분양가는 자꾸 오르는데 불안감 때문에 청약 경쟁이 심화하자 '어차피 당첨도 안 되는데 해지하자'는 분위기가 감지되는데요.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60만9366명으로 전월 대비 11만명가량 줄었어요. 지난해 1월(15만4996명)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인데요.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22년 6월 이래 29개월 연속 줄고 있어요.
정부가 청약통장 금리를 인상하고 청약저축 월 납입 인정액을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리는 등 각종 유인책을 써도 가입자 이탈이 계속되는 실정이에요. 높은 분양가와 낮은 당첨 가능성이 이유로 꼽혀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11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아파트의 3.3㎡(1평)당 평균 분양가는 4720만7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01%나 올랐고요.
분양 평가 업체인 리얼하우스가 올해 당첨 가점을 조사한 결과, 서울 민간 분양 아파트의 청약 당첨 커트라인은 63점에 달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청약 가점이 높지 않다면 굳이 청약 통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들이 나오는데요.
'분양가가 오늘이 제일 싸다'는 인식도 더는 수요자들의 심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모양새예요. 청약이야말로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지름길이었는데요. 이제 다른 전략을 찾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있었는데요 계속 있습니다(feat.토허제)
부동산 거래의 '대못' 규제로 꼽히는 토지거래허가제(이하 토허제)가 풀릴까요? 토허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하려면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예요.
거래 허가제인 만큼 부동산 거래 시장에서 가장 큰 규제로 꼽히죠. 윤석열 정부 들어 각종 부동산 규제를 풀면서 서울 내 토허제 역시 속속 해제될 거란 기대가 나왔지만 규제가 이어지면서 강남·잠실 등은 벌써 5년째 토허제로 묶여 있어요.
다만 서울시가 최근 토허제 관련 연구용역과 토론회를 여는 등 토허제 지역 축소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지난 19일 열린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맡은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서울시 토허제 시민인식조사(1070명 대상)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조사 결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효과가 없다'고 응답한 시민이 전체의 45.6%를 차지했다고 밝혔어요. 서울시 토허제 담당 공무원(5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제도가 정책 목적에 별로 기여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62.3%에 달한 것으로 전해지고요.
실제로도 토허제 지정 후 해당 지역의 집값이 오히려 급등하는 등 취지와는 반대되는 양상을 보여 시장에서 배신감(?)을 느끼는 정책이기도 한데요. 집값 불안을 막기 위해선 토허제를 '최후의 보루'로 이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이번엔 정말로 규제를 풀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