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이 5주째 하락 중입니다. 수도권은 2주 연속 보합에 머물렀고요. 천정부지 치솟던 서울 집값도 보합 가까이 다다랐어요. 대출 규제에 탄핵 정국이 겹치면서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모습인데요.
전문가들은 탄핵 심판 정국이 길어질수록 시장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어요. 소비심리 위축으로 거래량이 줄면서 전반적인 건설경기 침체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어서예요. 환율 급등으로 원자잿값과 공사비가 치솟으면 수익성 악화로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을 축소할 가능성도 있어요.
다만 집값이 마냥 꺾이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집값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인 대출 규제가 연말이 지나고 나면 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에요. 무엇보다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부족이 현실화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분석이 나와요.
서울도 하락지 는다…25개구 중 7곳 하락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 변동률에 따르면 12월 셋째주(1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0.03% 하락했어요. 전주에 이어 하락폭을 유지하면서 5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에요.
수도권은 지난주에 이어 보합(0.0%)을 유지했고요. 서울 상승률은 지난주 0.02%에서 0.01%로 축소됐어요. 보합 가까이 내려온 건데요. 자치구별로 하락 전환 지역이 늘어나고 있어요. 25개 자치구 가운데 7곳에서 집값이 하락하거나 하락 전환했어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입주(11월27일) 효과로 이달 초 강동(-0.02%→-0.02%→-0.01%)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은 지난주 동작(-0.01%→-0.01%), 동대문·은평(-0.01%→-0.02%)으로 번졌고요. 이번주엔 도봉, 구로, 금천이 각각 -0.01%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어요.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 강동구에서 하락 거래된 물건은 2건 있었는데요. 길동우성 전용면적 84㎡(4층)가 최고가 대비 2억7000만원 낮은 9억원에 거래됐어요. 동대문구에서도 장안래미안2차 전용 64㎡(16층)가 최고가 대비 1억5000만원 하락한 8억8000만원에 거래됐고요.
강남권에서도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는데요. 강남(0.07%→0.04%), 서초(0.07%→0.06%)는 전주 대비 상승폭이 줄었고요. 송파는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04%로 상승폭이 소폭 늘었어요.
한국부동산원은 "재건축 및 신축 등 선호단지에서는 매수문의가 꾸준하고 상승거래도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그 외 단지에서는 대출규제 등 영향으로 매수 관망세가 지속돼 지난주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어요.
경기도는 지역·단지별로 상승과 하락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주까지 4주째 보합세를 보이다 이번주 0.01% 상승했어요. 인천은 -0.09% 하락하며 지난주(-0.05%) 대비 낙폭을 키웠어요. 대출규제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돼요.
지방은 전주(-0.05%)와 동일한 하락폭을 유지하며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어요. 특히 전북, 전남, 경북이 각각 -0.05%로 하락폭이 컸어요.
문제는 불확실성…탄핵정국 길어지면 "추가 하락"
전문가들은 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져 내년 1분기까지는 이 같은 하락·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하반기부터 상승 전환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어요.
문제는 현재로선 어느 것도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에요. 탄핵심판 정국이 길어지거나 혹여 탄핵이 되지 않을 경우 시장 충격에 따라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거든요.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 규제로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가 탄핵정국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소비심리 위축을 비롯해 거래량 감소, 환율 등 영향으로 금리 인하도 쉽지 않아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건설 생산원가 상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어요.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김인만 소장은 "트럼프2기 출범, 국내 정치 불확실성, 단기 급등 피로감에 경기 침체 등 여러 요건으로 인해 내년 1분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어요. 이어 "탄핵과 조기 대선이 상반기 내 이뤄지면 하반기 반등 기회가 있겠지만 자칫 탄핵이 안되면 집값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어요.
단 불확실성을 이겨내고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집값을 얼어붙게 한 대출 규제가 내년부터 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데요. 실제 은행들이 막아뒀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등을 풀고 있고요. 은행에 대출 규제를 지시했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20일 "내년엔 실수요자에게 자금 공급이 될 수 있도록 대출 규제가 특정 시기 쏠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어요. 기준금리 인하 효과도 점진적으로 시장금리에 반영될 것으로 보여요.
윤수민 NH농협은행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는 관망세가 짙어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지만 크게 상승하지도 하락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현재 나온 매물 대부분은 가격이 높거나 저층 매물로 시세에 영향을 주지 않고, 호가를 떨어트린 곳도 거의 없어 관망세가 멈추면 서울을 중심으로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어요.
서울 전셋값 83주만에 보합 전환
시장이 얼어붙으며 전세가 상승도 주춤한 모습입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전셋값이 상승을 멈추고 보합(0.01%→0.0%)으로 전환했는데요. 서울은 83주만, 전국은 74주 만의 보합 전환입니다. 지방은 3주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고요.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도 지난주 0.02%에서 0.01%로 상승폭이 줄었어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학군지, 역세권 등 선호단지 위주로 전세가격 상승 보이고 있으나, 일부 지역 입주물량이 증가하며 거래 가능 가격이 하락하는 등 혼조세를 보이며 전주 대비 보합 전환했다"고 설명했어요.